[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국내 벤처업계가 몸집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출자자를 다변화하고 벤처투자시장의 신뢰도를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벤처투자는 4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시그니엘 서울에서 'Korea Awards 2024'를 개최했다. 행사는 올해로 15회를 맞이했다. 한 해 동안 벤처 생태계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들을 격려하고 유한책임투자자(LP)와 벤처캐피탈(VC) 간의 소통창구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이번 행사에서 내년도 정책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연사로 참여한 이권재 중기부 벤처투자과장은 '선진 벤처투자시장 도약을 위한 2025년 정책 추진 방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이권재 과장은 "우리나라의 미래 경제를 위해 스타트업과 벤처투자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사회적 공감대를 얻고 있는지 고민스럽다"면서 "벤처투자 관련 정책이나 산업이 어느 정도의 경제적 효능을 발휘하고 있는지 등을 알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가총액 10억 달러 이상인 나스닥(NASDAQ) 상장사는 2015년 721개에서 926개로 28% 증가하는 동안 같은 기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은 22개에서 665개로 292%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비상장 시장의 규모가 상장 시장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고 비상장사들이 업계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벤처투자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우리나라의 벤처투자금액은 현재 미국, 중국, 영국, 인도 다음으로 크다"면서 "앞선 4개국의 시장 규모가 워낙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가장 고도화된 벤처 생태계를 가지고 있는 국가"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유니콘 기업의 수는 타 국가들에 비해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벤처투자시장에서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 ▲저조한 해외 투자유치 ▲한정된 국내 출자자 풀(pool) ▲비수도권 투자 등 투자시장의 불균형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규제환경 등을 꼽았다.
중기부는 더 많은 해외 LP들이 우리나라 벤처투자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엄브렐러 펀드(Umbrella fund) 구조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권재 벤처투자과장은 "다수의 VC들은 첫 해외 진출국으로 싱가포르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한국벤처투자는 싱가포르에 'K-글로벌 모펀드(K-VCC)'라는 엄브렐러 펀드를 만들고 국내 VC들이 운용할 수 있는 서브 펀드들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엄브렐러 펀드는 주식형, 채권형 등 다양한 성격의 자펀드들을 거느리는 모펀드를 말한다.
정부는 국내 출자자 규모를 키우기 위한 정책도 추진한다. 이권재 과장은 "은행들이 과감한 벤처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일정 요건을 만족하는 벤처펀드에 위험가중자산(RWA) 특례를 적용할 계획"이라면서 "정책 자금이 일정 비율 이상 들어가는 펀드나 정책적 목적이 강한 펀드에 한해서 RWA 예외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금융위원회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산업계 기금으로 이뤄진 상생협력기금의 벤처투자를 허용하는 법 개정은 이미 끝난 상황"이라면서 "내년에 상생협력모펀드의 운용 사례가 나타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퇴직연금 등 벤처투자에 한 번도 쓰이지 않은 연기금들을 활용하는 'LP 첫걸음펀드'를 신설해 신규 출자자들의 참여도 확대하겠다"고 덧붙었다.
이 과장은 "지역 소재 VC들뿐 아니라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VC들의 지역 투자도 유도하는 지원책을 다양하게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벤처투자종합포털을 활용한 벤처펀드 수익률 정례 공포도 실시해 글로벌 수준의 벤처투자 환경을 구축하고 벤처투자시장의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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