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사공경렬 iM에셋자산운용 대표의 임기가 조만간 끝난다. 그는 첫 임기 동안 iM에셋자산운용 실적을 끌어올린 점은 좋은 평가를 받는다. 다만 iM에셋자산운용을 포함한 DGB금융그룹 계열사 인사 기조가 '안정'과 '쇄신' 중 어느 쪽으로 기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2일 iM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사공 대표의 임기는 이달 말 종료된다. 사공 대표는 2023년 초에 선임된 뒤 임기 2년을 보장받고 회사를 이끌어왔다. 취임 당시 자산운용업계에서 30년 이상 일한 전문가로 회사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를 받은 바 있다.

사공 대표도 취임사를 통해 "우리 회사가 2020년 종합자산운용사 인가를 받으면서 성장기반을 확보했다"며 "기존의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바탕으로 운용자산의 외형 확대, 재무지표 개선, 경영효율성 제고 등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M에셋자산운용은 28일 기준 펀드 및 투자일임 운용자산(순자산총액+평가액) 16조5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1조4812억원(10.2%) 늘어난 수준이다. 채권과 부동산, 특별자산 부문 운용자산이 고르게 늘어나면서 전체 증가를 뒷받침했다.

이에 따른 수수료수익 증가에 힘입어 아이엠에셋자산운용은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수익 186억원을 거뒀다. 전년동기대비 30억원(19.2%)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8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7억원(45.8%) 증가했다. 

사공 대표는 취임 당시 약속했던 운용자산 외형 확대 및 재무지표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에도 퇴직연금 상품인 'iM에셋 디딤 든든 EMP 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 펀드가 출시 2년 만에 운용규모 1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소소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iM에셋자산운용이 몸담은 DGB금융그룹 전체 인사 기조는 사공 대표의 연임 여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공 대표 선임 당시 DGB금융그룹 회장이었던 김태오 전 회장이 올해 3월 황병우 회장으로 교체된 것 또한 눈에 띄는 변수다.

김 전 회장은 하나은행에서 오래 일해 외부 출신 회장으로 꼽혔다. 그가 선임된 뒤 하나UBS자산운용(현 하나자산운용) 출신인 사공 대표를 비롯해 김병희 iM캐피탈 대표(현대카드), 김성한 iM라이프 대표(교보생명) 등 외부 출신 계열사 대표들이 선임됐다.

그러나 황 회장은 전임자와 달리 DGB금융그룹 핵심 계열사인 iM뱅크(옛 대구은행)에서 금융권 생활을 시작한 내부 인사다. 황 회장 취임 직후 선임된 성무용 iM증권 대표도 iM뱅크에 오랫동안 몸담았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외부에서 영입된 사공 대표의 거취는 다소 불안정하다고 볼 수 있다. 황 회장이 1967년생으로 '50대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웠는데 사공 대표는 1962년생으로 나이가 다소 많은 점도 연임 여부에는 적신호가 될 수 있다. 

다만 황 회장이 최근 DGB금융지주 핵심 파트인 경영기획부(경영관리)와 피플&컬처부(인사) 부서장으로 외부 인사를 기용한 사례도 있다. 당시 황 회장은 "외부 우수 인재를 적극 발굴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공 대표가 회사를 무난하게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지만 황 회장의 '복심'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이번 DGB금융그룹 연말 계열사 인사가 황 회장의 실질적인 첫 인사 시즌인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