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의 연말 정기인사가 가까워졌다. 임기만료로 연임과 교체 사이에 선 주요 계열사 CEO의 거취는 금융권 전반의 관심사다. 변화에 초점이 맞춰질 때 차기 CEO로 우선 거론되는 인물은 지주 및 은행 주요 경영진들이다. 어떤 인물이 이동하느냐에 따라 계열사의 방향성과 지주·은행 핵심 경영조직의 밑그림도 달라진다. 딜사이트는 금융지주별로 차기 계열사 사장단 후보로 분류되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려 한다.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NH농협은행 부행장단은 농협금융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하는 핵심 인력이다. 총 16명의 부행장 가운데 새로운 CEO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특히 율곡농협에서 조합장 5선을 지내며 지역농협을 '강소농협'으로 성장시킨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인사 영향이 전망되는 만큼 기존 농협만의 지역별 안배 기조와 달리 경남지역 출신 부행장들이 물망에 오를지 여부도 주목된다.
2일 농협금융에 따르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절반 가량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농협금융은 이달 중 계열사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직 총 9명의 계열사 CEO 가운데 농협은행 부행장을 거친 이들은 2명이다. 임동순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는 2021년 NH농협은행 HR업무지원부문·신탁부문 부행장, 2022년 NH농협은행 경영기획부문장 수석부행장을 거쳐 지난해 1월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윤해진 농협생명 대표는 2022년 농협은행 신탁부문장 부행장 등을 지냈다.
이외에 박태선 전 농협캐피탈 대표와 최창수 전 농협손해보험 대표 등이 농협은행 부행장직을 거쳤다. 은행 부행장직이 중앙회 본부장과 동일 선상의 직책으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계열사 CEO 후보가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올해 농협금융 계열사 CEO 인사에서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계열사 CEO는 출신 지역을 고르게 배분하는 특징이 있다. 이석준 회장은 부산, 이석용 행장은 경기 출신이다. 이외에 NH투자증권과 NH벤처투자를 제외하고 내부 인물을 기용하는 계열사 6곳의 대표는 경기·인천·경남·대구·부산·전남 등으로 다양하다.
다만 이번 인사의 경우 강 회장이 '연고주의'를 앞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강 회장은 경남 합천 출신으로 고등학교까지 출신지에서 졸업한 뒤 대구미래대학을 진학했다. 이후 1987년 경남 합천 율곡농협에 입사한 후 최근까지 조합장 5선을 지낸 경남 토박이다. 이에 강신노 리스크관리부문 부행장, 최영식 기업금융부문 부행장, 서준호 자금시장부문 부행장 등 경남지역 출신 인사들에 시선이 집중된다.
강신노 부행장은 가장 균형잡힌 경력의 보유자다. 강 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의령종고와 부산외국어대학교를 졸업했다. 농협은행뿐 아니라 중앙회와 지주 전체의 주요 보직을 지냈다.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재무기획단장, 농협금융지주 기획조정부장을 거쳤다. 현재 농협은행 부행장과 농협금융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최영식 부행장도 유력한 인사 후보로 거론된다. 최 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경남대 독어독문학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연세대학교 경영법무원을 졸업했다. 1991년 농협중앙회에서 경력을 시작해 경남지역본부 단장을 지낸 뒤 2012년 농협은행으로 넘어왔다. 은행에서 금융기획부, 감사부, 여신관리부, 경남영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 장기화로 금융권의 기업금융 강화 전략도 이어지고 있어 최 부행장 역시 차기 CEO로서의 명분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이외에 박병규 경영기획부문 수석부행장과 손원영 투자금융부문 부행장의 이력이 화려하다. 농협의 '재무통'으로 꼽히는 박 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경북 구미 출신이다. 대구 심인고와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 경기대 국제금융원에서 학력을 마쳤다. 농협중앙회에서 경력을 시작, 금융기획부에 주로 몸담았고, 2012년 농협은행에 합류한 뒤로도 금융기획, 종합기획 등 재무 담당 부서에서 경력을 쌓았다.
반대로 손 부행장은 투자금융을 비롯해 다채로운 분야를 겪었다. 대구 성광고와 경북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농협은행에 입사해 주식운용팀, 대기업금융팀, 대구만촌역 기업금융지점장, 여신심사부장, 대구본부장 등 수익성 높은 사업부문을 총괄했다. 지난해 농협중앙회 대구본부장을 거쳐 올해부터 부행장을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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