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삼성SDI 신임 대표이사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선임된 가운데 그가 글로벌 네트워크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회사의 역량을 키울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 신임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인 만큼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더욱 힘주는 한편 글로벌 고객사 공략에도 탄력을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 대표는 삼성 내부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의 성장을 이끈 인물로 통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장, 전략마케팅팀장, DS(반도체)부문 미주총괄, 삼성디스플레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으로 부진한 삼성SDI의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삼성SDI는 3분기 매출 3조9356억원, 영업이익 1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8%, 72.1% 감소했다. 특히 전지 부문 매출은 3조6720억원, 영업이익 635억원으로 각각 31%, 85% 줄어들었다. 유럽내 전기차 보조금 축소에 따른 전기차 수요 둔화와 환율 영향으로 수익성이 감소한 것이다.
삼성SDI는 최 대표가 그간 축적한 성공 노하우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혁신과 기업 가치 제고를 지속적으로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유럽과 북미 공장을 앞세워 현지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매년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지출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삼성SDI의 연구개발비는 ▲2021년 8776억원 ▲2022년 1조764억원 ▲2023년 1조1364억원을 기록하며 매년 매출의 5%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9860억원을 연구개발비에 투입하기도 했다.
연구개발에 공들이는 것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무관치 않다. 현재 삼성SDI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독자적인 무음극 기술로 업계 최고 수준인 900와트시/리터(Wh/L)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2027년 양산 목표로 2022년 3월 수원 연구소에 시제품 생산라인을 구축했고 지난해 6월에는 첫 샘플 생산 후 다수 고객사와 협의 중이다. 더불어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양산도 앞두고 있다. 46파이 배터리는 기존 2170(가로 21㎜·높이 70㎜)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4배, 출력은 6배 높다. 내년 초 예상 예정으로 주요 고객사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최 대표가 과거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을 맡으며 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삼성SDI는 다음 달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JV)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을 조기 가동할 예정이다. 이 공장에선 연산 33기가와트시(GWh) 규모의 각형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를 생산한다.
삼성SDI는 제너럴모터스(GM)와도 합작공장을 준비 중이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짓는 GM 합작공장은 2027년부터 8년간 각형 프리미엄 배터리 'P6'를 생산한다. 연간 생산 규모는 27GWh이며 추후 협의를 통해 36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최주선 신임 대표이사가 우수한 기술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발휘해 반도체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스플레이 사업의 견고한 성장을 이끌어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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