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좋은사람들'이 9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토대로 내년에는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최근 CMO(최고마케팅책임자, Chief Marketing Officer)를 영입하며 재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언더웨어(속옷) 제조업체 좋은사람들은 올해 3분기(개별) 매출 236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 영업이익은 54.3% 늘었다. 과거 무자본 M&A 세력에 홍역을 치른 좋은사람들은 2022년 3분기 흑자로 돌아선 이후 9개 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
올해 누적 실적도 개선되는 흐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678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7%, 194.2%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 7월 주권거래정지가 해제된 뒤 의류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서 나타난 결과다.
판관비율은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판관비율은 54.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포인트 상승했다. 거래 재개 이후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 누적 판관비율은 53.7% 수준이다.
다만 원가율은 감소했다. 3분기 원가율은 43.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포인트 하락했다. 비경상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등 비용 효율화 작업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좋은사람들 관계자는 "거래 재개 이후 자사몰과 외부몰 등 이커머스에서 꾸준하게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4분기에는 실적 개선 폭이 더 클 전망이다. 9월 말 핵심 브랜드인 '보디가드'의 리브랜딩 효과가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좋은사람들은 10월, 11월 약 두 달간 보디가드 리브랜딩 매출이 목표 대비 75%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좋은사람들 관계자는 "대박까지는 아니지만 중박은 달성했다"며 "4분기 매출은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사람들은 2025년 연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목표 달성에 성공할 경우 2020년 1120억원을 기록한 이후 5년 만의 기록이다. 내년에는 '뉴 보디가드'를 온·오프라인 시장에 안착시키는 한편 신규 브랜드 론칭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지난 7월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독일 럭셔리 패션브랜드 '에스까다(ESCADA)'가 내년 초 국내 상륙한다. 보디가드 리브랜딩으로 젊은 층에 어필했다면 에스까다를 통해 4050 중년층을 공략할 예정이다. 당초 올 10월 론칭 예정이었던 온라인 전용 신규 브랜드는 내년으로 출시를 연기했다. 패션업계 주요 성수기인 봄 시즌에 맞춰 전략을 수정했다.
좋은사람들은 이달 대기업 출신 마케팅 전문가도 영입했다. 의류와 패션, 식품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선임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좋은사람들 관계자는 "최적의 마케팅 작업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 소비자 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 저조한 주가의 경우 좋은사람들의 고민거리다. 7월 말 거래 재개 이후 1400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500~600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주요 재무투자자(FI)인 파인우드1호조합과 온누리투자조합이 투자금 회수 목적으로 지분을 매도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영향으로 지목된다.
이들 조합이 8월 말 보호예수가 풀린 이후인 9월 초부터 이달 초까지 매도한 총주식수만 474만374주에 달한다. 좋은사람들 관계자는 "주가 하락이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라며 "하지만 별다른 뾰족한 방법은 없고 지속적으로 실적 개선하고 비전을 제시하다 보면 머지않아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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