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삼성전자가 '아픈손가락'으로 전락한 파운드리 인력을 메모리반도체 사업쪽으로 전환배치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적자 늪에 빠진 파운드리와 달리 메모리반도체 사업은 그나마 상황이 좋다 보니 수익성 전반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파운드리 인력들이 메모리 사업부로 대거 이동하는 지에 대한 여부에 대해선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사내 직무전환 시스템인 '잡포스팅' 등을 통해 필요에 따라 인력 차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7일 삼성 파운드리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근 부서 내 일부 인원들이 직무 전환이 가능한 잡포스팅 등을 통해 메모리사업부 등 타 부서로 이동하는 사례가 꽤 생기고 있다"며 "과거 유망 부서로 기대를 모으던 파운드리 부문이 계속 지지부진하자 타 부서로 차출된 인원들을 부러워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인력을 메모리반도체로 전환배치 하고 있는 이유는 수익성 제고와 함께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만년 적자인 파운드리 사업의 경우 만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보니 생산은 물론, 인력 효율성도 떨어진 상태다. 반면 메모리반도체부문은 사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신규 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즉 파운드리 인력을 재교육해 메모리반도체로 전환배치하는 것이 회사 차원에서도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보니 변화를 꾀하게 된 셈이다.
시장 한 관계자도 "반도체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보니 삼성전자 역시 신규 인력 영입과 함께 재교육을 통한 인력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가 최근 HBM 개발을 위한 팀을 따로 신설할 정도로 기술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개발 인력 충원은 물론, 전환배치 역시 활성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인력 차출 여부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도 필요에 따라 사내 직무전환 시스템을 통해 부서 이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잡포스팅은 직무 전환을 원하는 인원 대상으로 필요에 따라 이뤄질 수 있는 제도이며 이 밖에도 부서끼리 따로 협의를 통해 인력 차출을 진행할 수도 있다"며 "이 과정에서 최근 파운드리 인력이 타 부서로 이동했는지 여부까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파운드리 엑소더스 조짐은 최근 국내외 시황이 지속 악화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부문은 수율 문제부터 대형고객 확보까지 어려움을 겪으며 만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터져 나오는 분사설에 이재용 회장은 "성장을 갈망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선을 그었지만 최근 대만 TSMC와 점유율 격차가 50%포인트로 크게 벌어지는 등 사업 환경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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