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박승오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함 회장의 하나은행장 시절에 하나은행 임원 배지를 달았다. 또 하나금융의 함 회장 체제가 본격화된 뒤에는 사장단에 이름을 올렸다. 내년 3월 첫 번째 임기가 끝나는 함 회장은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있는데 박 사장의 거취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1년 연임에 성공한 박 사장은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박 사장은 2022년 2월 함 회장이 차기 하나금융 회장 최종 후보로 내정된 뒤 하나캐피탈 대표에 내정됐고 3월 대표 임기를 시작했다.
하나캐피탈의 실적이나 리스크관리 등 경영 성적표와 별도로 함 회장의 의중이 박 사장 재연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내년 3월 함 회장의 임기가 끝나지만 그룹 후계 구도가 윤곽도 잡히지 않는 상황이라 연말 인사에서도 함 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함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함 회장 체제에서 하나금융이 별다른 사건 사고 없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무게감 있는 차기 회장 후보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 사장의 경우 이미 금융권 관행으로 여겨지는 '2+1' 임기도 채웠지만 임기만 가지고 연임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직전 전임자인 윤규선 전 사장은 실적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이어간 성과를 높이 평가받아 5년 동안 회사를 이끌었다.
내년 초 다음 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하는 만큼 함 회장이 조직 분위기 등을 고려해 올해 말 사장단 인사에서 변화보다 안정에 방점을 찍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러면 함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박 사장의 재연임 가능성도 한층 커진다.
함 회장과 박 사장의 인연의 시작은 하나은행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함 회장은 2015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3년 6개월 동안 하나은행장을 역임했다. 같은 시기 박 사장은 하나은행 중앙영업본부 본부장, 기업사업본부 전무, 여신그룹장 전무로 일했다.
특히 함 회장은 당시 '영업 제일주의'를 내걸고 하나은행의 고객 기반 확대에 힘을 줬는데 박 사장은 여기에 부응하는 성과를 내면서 상무를 건너뛰고 곧바로 본부장에서 전무로 승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 사장이 하나캐피탈 사장에 오른 데에도 이런 배경이 적지 않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함 회장은 오래 호흡을 맞춰 신뢰를 쌓은 인물에 대해서는 믿고 가는 모습을 보일 때가 적지 않다.
당장 하나은행에서 함 회장과 행장-부행장으로 손발을 맞췄던 이승열 하나은행장,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 등은 함 회장 때 계열사 사장단에 이름을 올렸고 계속해서 손발을 맞추고 있다.
하나금융은 2022년 2월8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당시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후보에 추천했다. 박 사장은 이후 2월23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후보에 추천됐다.
물론 함 회장이 내년에 안정보다는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연말 대폭의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사장을 포함해 이승열 하나은행장,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 등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박 사장은 1964년 8월에 태어나 올해로 만 60세다. 전남 화순고등학교와 동국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하나은행에 1993년에 입행했다. 하나은행에서 개인여신심사부 부장, 중앙영업본부장, 기업사업본부장 전무, 여신그룹장 부행장 등을 지냈으며 여신업무를 오래 맡아 여신 전문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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