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SK브로드밴드가 수십억원을 투자한 미국 협업툴 스타트업 스윗테크놀로지스의 한국법인 스윗코리아가 경영난에 직면, 올해 상반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SK브로드밴드는 기존 협업 툴과 차별화한 '협업 운영체제(Work OS)'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윗테크놀로지스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사업 협력을 통한 새로운 수익 창출을 기대했지만, 사업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스윗코리아는 지난 5월 전체 직원 130여명 중 63%에 해당하는 80명여를 해고하는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후 자연 퇴사자까지 발생한 탓에 8월 기준 직원수가 45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8개월 새 스윗코리아의 인력이 70% 이상 줄어든 것은 실적 악화에 따른 완전자본잠식이 발생한 가운데 모회사인 스윗테크놀로지스까지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스윗테크놀로지스는 지난해 13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아울러 스윗코리아 역시 207억원의 결손금으로 인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6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윗코리아는 지난달 4년 간 사용하던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을 대치동으로 이전했고, 설립 초기 사내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던 4명 인사(이주환·임상석·박진호·윤여현) 중 이주환 대표만 남은 상태다.
스윗테크놀로지스는 이주환 대표와 임상석 최고기술책임자(CTO), 박진호 한국지사장 등 3명이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공동 창업했던 회사다. 이후 2018년 스윗코리아를 설립했고, 2019년에 유료화 버전의 기업용 협업툴 '스윗'을 정식 출시했다. 이 과정에서 스윗테크놀로지스는 신용보증기금, 카카오벤처스 등 국내 금융기관과 벤처캐피탈(VC) 등에서 4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구글 워크스페이스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의 다양한 기능과 연동 가능한 협업 운영체제 솔루션으로 각광받았던 까닭이다.
SK브로드밴드 역시 스윗테크놀로지스의 협업툴이 자사 엔터프라이즈부문의 새로운 수익 창출원이 될 것으로 판단해 2022년 9월, 54억7900만원 규모의 조건부지분투자(SAFE)를 단행했다. 당시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기존 통신사업에서 벗어나 고도 성장을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검토한 끝에 스윗테크놀로지스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며 "이번 투자로 SK브로드밴드의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스윗테크놀로지스와 스윗코리아의 경영난으로 스윗의 국내 총판 역할을 해왔던 SK브로드밴드는 이들 회사와 협력은 고사하고 투자금 회수도 불투명한 상태에 놓였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는 스윗테크놀로지스와 협업에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스윗테크놀로지스와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관련 매출 공개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스윗테크놀로지스는 SK텔레콤이 주도하는 'K-AI 얼라이언스' 회원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2월 열린 'MWC 2023'에서 SK텔레콤과 함께 부스를 운영하며 스윗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SK텔레콤에 스윗테크놀로지스와의 협력에 대해 물어본 결과 이 회사 역시 SK브로드밴드와 마찬가지로 "협력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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