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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용 행장, 2% 아쉬운 2년차 '성적표'
최지혜 기자
2024.11.12 07:00:24
내부통제 문제에 실적 부진 '겹악재'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8일 08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이 농협 중앙교육원에서 2023년 하반기 공채 신입행원에게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제공=농협은행)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임기 만료를 두 달여 앞둔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의 성적표는 좋지 못하다. 호실적 달성에 실패한 데다 수년간 지속됐던 이익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임기 기간 중 금융사고가 연달아 적발되면서 경영관리 능력에 대한 의문부호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 이 행장의 연임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656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1% 성장했다. 다만 추세적 흐름을 보면 이 행장의 임기 중 농협은행 실적은 부진한 모양새다. 그동안 농협은행의 연간 순이익은 ▲2020년 1조3527억원 ▲2021년 1조5583억원 ▲2022년 1조7972억원 등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다 이 행장의 임기 첫해인 2023년 1조7783억원으로 뒷걸음질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이석용 행장은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내년 예정된 결산실적을 제외하면 올해 3분기까지 경영실적이 연임 평가에 반영될 예정이다. 기본 2년 임기에 추가 임기를 받는 행장 연임 방식에 따라 이 행장도 1년의 임기를 더 받아낼 가능성이 있다.


다만 경영실적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오기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취임 첫 해 순이익이 뒷걸음질 친 데다, 임기 마지막 경영 성적표에서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악화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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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간 실적도 지난해보다 소폭 개선되거나 비슷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된다. 1분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보상으로 충당금을 쌓으면서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0% 줄어든 여파다. 이어 4분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 데다 이를 방어할 기업금융 성장세도 미미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농협은행 순이익 및 수익성·건전성 지표. (그래픽=딜사이트 이동훈 기자)

3분기 순이익 성장세에도 주요 지표는 후행했다. 우선 건전성 악화가 뚜렷하다. 농협은행 연체율은 0.54%로 전년동기(0.36%) 보다 0.18%포인트(p)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0.69%)이 상승한 영향이 컸다. 이는 국내 시중은행의 연체율과 큰 차이를 보인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KB국민은행·신한은행 0.28%, 우리은행 0.30%, 하나은행 0.32% 등이다.


고정이하여신율 역시 같은 기간 0.34%에서 0.48%로 상승했다. 손실 흡수능력 지표인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77.63%에서 215.38%로 하락했다. 지난 2022년부터 270%대를 상회했으나 올해 200% 초반대로 급락했다. 


3분기 BIS자본비율도 전년동기대비 0.32%p 하락한 18.64%를 기록했다. 2022년 말 18.77%였던 BIS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8.3%까지 내렸다가 반등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이 행장 취임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이 행장이 취임 당시 공언한 기업금융 확장세도 올해 들어서는 주춤하고 있다. 3분기 누적 기준 농협은행의 기업대출성장률은 2.8%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성장률은 ▲신한은행 11.5% ▲ 국민은행 5.9% ▲하나은행 5.1% ▲우리은행 4.8% 등으로 농협은행과 큰 격차를 보였다.


이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비이자 사업에 대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며 "자체적인 투자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금융과의 시너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 대출이 전년 대비 6.8% 성장하며 기업금융 강화에 드라이브를 거는 듯했으나, 올해 들어선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장률을 보이며 부진한 모습이다.


잇단 금융사고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올해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만 6건에 달한다. 규모만 450억원에 달한다. 이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5월 '내부통제 및 관리책임 강화방안'을 발표하며 "중대 사고를 낸 계열사 대표는 연임을 제한하고, 사고 발생 관련 책임자도 업무를 정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농협은행이 내부통제와 실적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면서 이 행장에 대한 아쉬운 평가가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역대 최대 실적을 쌓고 있는 금융권 분위기와 달리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한 데다, 내부통제 문제까지 겹쳐 수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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