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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이후 알짜자산 매각…5년간 700억 배당
김규희 기자
2024.11.08 09:49:10
②배당성향 395%까지 올려…'보조금 수익화' 지적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5일 09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사모펀드 운용사(PEF) 차파트너스는 2019년 서울 시내버스 회사 한국BRT를 시작으로 버스 인프라 사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후 인천 명진교통, 송도버스, 강화선진버스 등 총 17곳의 시내버스 회사를 품었다.

경영권을 획득한 차파트너스는 곧바로 자신의 권한을 적극 활용했다. 재평가적립금을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돌려 배당금으로 동원하고 상법 규정에 묶여 사용이 어려웠던 이익준비금을 배당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으로 돌렸다. 또 보유 중인 부지 매각을 통해 모회사로 올려보낼 자금을 마련했다.


차파트너스 산하 시내버스 회사들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총 700억원을 주주에게 배당했다. 이들 회사의 주주 명칭은 ▲퍼블릭모빌리티 1호 ▲퍼블릭모빌리티 2호 ▲퍼블릭모빌리티 3호 ▲ESG퍼블릭모빌리티 ▲그리니티 ESG 1호 등이다. 모두 차파트너스가 만든 펀드다.


차파트너스.jpg

◆ 당기순익‧자산 매각 등으로 배당금 마련…LP들, 20~30% 투자금회수


사모펀드의 목적은 명확하다. 출자자(LP)로부터 위탁받은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내고 이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정 기준 이상의 수익률이 나올 경우 사모펀드는 성과보수도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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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파트너스는 철저하게 이 공식을 따랐다. 차파트너스가 인수한 첫 회사인 한국BRT는 2019년 피인수 첫 해 45억원을 배당했다.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총액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은 204%였다. 2019년 당기순이익의 두 배 수준 자금을 주주에게 배당했다는 의미다. 2018년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한국BRT는 이후에도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했다. 2020년엔 196%(53억원), 2021년엔 131%(40억원)를 기록했다. 2022년과 2023년은 88%(27억원), 80%(24억원) 수준이었다.


비슷한 시기 차파트너스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명진교통의 경우엔 단 한 번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오랜 기간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적자가 나지 않았더라도 당기순이익이 1억원도 채 되지 않아 배당 여력이 충분치 못했다.


이에 차파트너스는 명진교통에 대한 전략을 다르게 가져갔다. 배당금이 아닌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차파트너스는 올해 7월 명진교통을 선진네트웍스 그룹에 넘기고 100억원가량을 회수했다.


차파트너스에게 가장 많은 배당금을 안긴 버스회사는 서울 선진운수다. 선진운수는 지난 2022년 7월 비교적 늦게 차파트너스 품에 안겼지만 2022년과 2023년 각각 77억원, 39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며 총 116억원을 모회사로 자금을 올려보냈다. 차파트너스 인수 전인 2021년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선진운수가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던 건 자산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선진운수는 지난 2022년 3월과 4월 서울 은평구 소재 본사 토지와 경기 고양시 덕양구 토지를 잇따라 매각해 총 117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인천 송도버스는 2019년 인천 연수구 차고지를 약 36억원에 매각하고 이듬해 차파트너스에 52억원을 배당했다. 송도버스의 배당성향은 2019년 28.7%에서 차파트너스 인수 이후인 2020년 646%로 껑충 뛰었다. 동아 운수 역시 2022년 서울 관악구 토지 수용 보상 24억원 전액을 차파트너스에 올려보냈다.


그 외에도 서울 도원교통이 3년 동안 77억원, 서울 신길교통 26억원, 인천 강화교통 25억원, 인천 삼환교통 23억원 등을 차파트너스에 배당했다. 이들 시내버스 회사가 지급한 배당금은 지난 5년간 총 700억원에 달한다.


차파트너스는 이를 다시 LP들에게 배당했고 LP들은 투자금의 20~30%를 회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픽=이동훈 부장)

◆ 차파트너스 산하 운수사, 과도한 고배당


차파트너스는 하우스 설립 목적에 따라 꾸준히 투자금을 회수해 왔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성을 보존하기 위해 버스회사의 손실을 보전해주는 '준공영제'의 이점을 활용해 지나치게 많은 이익을 남겼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차파트너스 산하 시내버스 운수사들의 배당성향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국토교통부 '시내버스 준공영제 가이드라인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차파트너스의 인천 시내버스 배당성향은 76~395%였다. 인천 소재 경쟁업체의 배당성향은 21~48% 수준에 불과했다.


서울에서도 차파트너스 소유 버스회사의 배당성향은 14~204%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차파트너스 비소유 회사는 43~96%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시내버스 시장에 민간자본이 들어오면서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는 의견도 있다. 그동안 가족회사로 운영돼 깜깜이 경영으로 돌아가던 회사를 투명화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소수 중심의 이권 카르텔에 사모펀드가 들어와 시장 전반에 공정성과 경쟁, 견제와 균형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대형화 전략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버스회사 간 장단점을 공유해 업무 역량을 개선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 만족도가 매년 꾸준히 개선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버스 만족도는 2015~2018년엔 80점 수준에 머물렀지만 사모펀드 진출 이후인 2019년부터 꾸준히 상승해 2023년 83.93점 최고점을 기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지자체의 버스준공영제 보조금을 활용했다는 부정적 시선 역시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고여있던 시내버스 시장에 메기 역할을 해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왔다는 점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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