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중국 폴더블폰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네트워크·MX(모바일)의 영업이익률이 10%에 근접하면서 예상보다는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네트워크 사업부를 제외하고 MX사업부만 놓고 봤을 때는 영업이익률은 9% 중후반대에 가까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재료비 인상,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더딘 수요 회복 등으로 수익성이 더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프리미엄 신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선방한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내년에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AP)의 부품값이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수익률 확보가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NW)와 MX사업부는 올 3분기 매출 30조5200억원, 영업이익 2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5% 감소한 금액이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6.4% 증가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MX 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이 2조2300억~2조5000억원 수준대로 전망했다. 특히 야심차게 내놓은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6·Z플립6 판매량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화웨이, 아너, 샤오미, 비보,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의 성장세가 컸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3·4분기 스마트폰 및 태블릿 출하량은 각각 5800만대, 700만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스마트폰 출하량은 100만대 줄었고, 태블릿은 100만대 증가했다.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는 295달러로 동일했다.
다만 웨어러블 기기 등 신제품 출시가 늘어나고 원가절감에 힘쓰면서 부정적인 전망 대비 실적은 다소 선방했다는 평가다. 갤럭시Z6 시리즈, 갤럭시탭 S10, 갤럭시링, 갤럭시워치 등 여러 신제품을 쏟아낸 덕분에 매출은 2분기보다 11.5%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네트워크 사업부를 포함하면 9.2% 수준이지만 네트워크를 제외한 모바일, 태블릿 등 MX만 별도로 놓고 보면 두자릿수에 가까운 9.5% 수준으로 분석된다. MX와 네트워크사업부 합산 매출(30조5200억원) 중 MX 비중은 98% 수준인 29조9800억원, 영업이익은 2조8150억원대로 예상된다. 주요 부품의 단가 상승에도 리소스 효율화 등으로 두 자릿수에 가까운 수익성을 유지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니엘 아라우호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펙이 향상되면서 재료비가 인상되었으나 플래그십 제품 중심 판매로 매출이 확대돼 두 자릿수에 가까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하는 판매 전략으로 전향했다. 과거 삼성전자는 고가인 프리미엄 스마트폰부터 중저가인 보급형 제품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라인업을 갖추고 시장별로 판매 전략을 달리했다. 하지만 중국이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고,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주춤하면서 한 때 20%까지 갔던 영업이익률은 지금은 10%대까지 떨어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기존 중저가 제품 비중을 줄이고 프리미엄급폰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면서 영업이익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 상무도 1분기 컨콜에서 "2024년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전체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며, 금액 기준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중반의 성장이 전망된다"라며 "특히 초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비중이 40% 전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연간 삼성전자 MX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2006년 9.8%, 2007년 10.2%, 2008년 8.9%, 2009년 8.7%, 2010년 8.2%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1년부터 갤럭시S3 시리즈의 성공으로 12.0%, 2012년 17.9%, 2013년 18.0%, 2014년 13.0% 대였으나 2015년부터 스마트폰 경쟁 심하로 9.8%, 2016년 10.8%, 2017년 11.1%, 2018년 10.1%, 2019년 8.6%로 하락했다. 2020년에 들어와서는 11.5%, 2021년 12.5%, 2022년 9.4%, 2023년 11.6%대로 10%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다만 내년부터는 영업이익률 방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간 MX사업부 영업이익률을 9.1%대로 예상하고 있으나 내년에는 8.7%대까지 떨어져 역대 가장 주춤했던 2019년 때로 돌아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내년 갤럭시S 시리즈에 모바일AP로 퀄컴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퀄컴이 AP가격을 크게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이에 삼성 측은 내년 갤럭시S25 시리즈는 AI 경험 완성도를 높인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량 극대화를 노린다. 저가형 폴더블폰이나 두 번 접는 폴더블폰이나 디스플레이를 둘둘 말 수 있는 롤러블폰 등 새로운 폼팩터(형태)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링도 한단계 기능을 발전시켜 고객 확보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 구글과 협업 중인 '스마트 안경' 출시도 임박했다.
아라우호 상무는 "더 강력하고 혁신적인 모바일 경험을 선보일 신규 폼팩터를 준비 중"이라며 "고객이 실사용하는 환경에서 만족할 만한 품질과 경험을 완성하는 시점에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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