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메리츠화재의 MG손해보험 인수가 사실상 확정 단계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말로 예정됐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미뤄졌지만 다른 변동 없이 메리츠화재의 인수로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G손보 매각 자문을 맡은 삼정KPMG는 메리츠화재와 인수 관련 협상을 대부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큰 틀에서 합의는 거의 끝나고 세부 사항에 대한 조율만 남은 상태다.
앞서 지난달 2일 마감된 MG손보 수의계약 입찰에는 메리츠화재와 데일리파트너스가 참여했다. MG손보 매각에는 당초 데일리파트너스와 JC플라워가 예비입찰에 들어갔으나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매각이 불발됐다. 그러다 8월 진행한 재입찰에 메리츠화재가 참여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급부상했다.
이후 재입찰도 무산되면서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해 매각 절차가 다시 진행됐다. 수의계약은 경쟁입찰 대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최종적으로 인수매각 계획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면서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의 인수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매각을 추진 중인 예금보험공사가 메리츠화재를 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 위해 수의계약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게 일정을 진행했다는 말도 나왔다.
예보는 지난달 30일 MG손보 매각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연기됐다. 앞서 진행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메리츠화재에 대한 특혜 의혹이 제기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여러 차례 법상 절차와 기준 등을 준수해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국감에서 지적 사항이 나온 만큼 일정 연기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감에서 MG손보 인수 검토를 요구받은 기업은행은 인수에 나서지 않는 쪽으로 방침이 정해졌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인수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 경영 상황에서는 MG손보 인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서다.
업계에서는 현재로서는 메리츠화재의 인수가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본다. 오랫동안 부실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MG손보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인수자가 충분한 자본력을 갖춰야 해서다. 비록 일반적인 M&A(인수합병)가 아닌 P&A(계약이전) 방식으로 진행돼 위험자산을 인수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우발채무 등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하면 인수가 이상의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특히 인수 이후 MG손보 기존 직원들에 대한 고용승계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P&A 방식은 고용승계 의무를 포함하지 않는 만큼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MG손보의 수익 대비 인건비 구조를 감안하면 구조조정 자체는 피할 수 없다는 진단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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