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엘앤씨바이오가 인공관절 수술로봇 기업 큐렉소 투자금 회수(엑시트)로 상당한 이득을 봤지만 해당 투자를 위해 발행했던 전환사채(CB) 만기가 도래하면서 오히려 유동성 위기에 노출됐다. 특히 엘앤씨바이오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면서 조기상환청구(풋옵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엘앤씨바이오는 지난 2022년 7월 큐렉소에 경영참여 목적으로 405억원을 출자했다. 이후 지난해 3분기 중 보유 주식 총 545만8221주(13.3%) 전량을 팔아 현금 1004억원을 손에 쥐게 됐다. 해당 투자로 약 600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본 셈이다.
회사는 확보한 현금을 곧장 공장부지 매입 등 유형 자산에 투자했다. 엘엔씨바이오는 지난해 10월 187억원을 투입해 신사옥 및 통합공장 건립을 위한 경기도 화성시 소재 토지를 매입했다.
다만 눈길을 끄는 부분은 큐렉소에 대한 투자가 CB발행을 통해 외부에서 마련한 자금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엘엔씨바이오는 앞서 2022년 6월 600억원 규모의 제2회차 CB를 발행했다. 해당 CB는 타법인증권 취득(400억원), 운영자금 (100억원), 기타자금(100억원) 등에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됐다. 전환청구기간은 2023년 6월29일부터 2025년 5월29일이며 만기일은 2025년 6월29일이다.
발행당시 이 CB의 전환가액은 3만4200원이었지만 현재는 주가하락의 영향으로 총 7번의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을 거쳐 2만3940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현재 엘앤씨바이오의 주가는 1만원 대 후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31일 종가기준 1만7890원을 기록하며 CB 전환가액을 한참 밑돌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의 풋옵션 청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결국 큐렉소 투자를 위해 진행한 대규모 CB에 오히려 발목을 잡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이 회사의 유동성 역시 넉넉하지 않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올 상반기 기준 엘앤씨바이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6억원에 불과하다. 또 상각후원가측정 금융자산(적금·채권 등)과 당기손익공정가치 금융자산(주식·펀드 등)이 각각 287억원과 33억원으로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총 406억원 가량이다.
반면 같은 기간 회사의 단기차입금은 101억원, 유동성 전환사채 662억원, 유동성 교환사채 49억원, 유동성 장기차입금 1억6656만원 등 보유 현금의 약 2배에 달하는 815억원의 유동성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이에 시장에서는 앨엔씨바이오가 주가부양책과 자금 조달 등을 비롯한 대책 마련에 서둘러야 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주가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전환사채 상환 부담까지 떠안았기 때문에 주가부양 방안 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선제적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회사의 수익은 안정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향후 CB 만기가 도래하더라도 보유자금을 활용해 상환을 진행할 것"이라며 "주주배정 유상증자 등 형태의 자금 조달은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엘앤씨바이오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펼쳐왔으며 그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이번에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도 포함됐기 때문에 더욱적극적인 주가 부양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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