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위지윅스튜디오(이하 위지윅)의 자회사가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한 것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위지윅을 대상으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자회사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이하 에이투지엔터)가 CPS 발행 당시 상장예심청구 등 상장 관련 특정 움직임이 없으면 투자자들이 위지윅 등을 대상으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풋옵션 행사 시 150억원이 넘는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위지윅은 현재 에이투지엔터가 내부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위지윅의 종속회사이자 종합 엔터테인먼트사인 에이투지엔터는 지난해 3월 278억원 규모의 CPS를 발행했다. 주당 181만3461원에 1만5350주 규모다. 전환청구기간은 발행일로부터 1개월 후부터 10년까지다.
당시 에이투지엔터와 CPS 투자자들은 다수의 옵션도 체결했다. ▲동반매도청구권(태그얼롱) ▲우선매수청구권(ROFR) ▲상장 관련 매수청구권 ▲위약매수청구권 등이다. 이 가운데 상장 관련 매수청구권이 눈에 띈다.
해당 풋옵션 내용을 보면 에이투지엔터가 발행일로부터 2년 이내에 상장예비신청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상장회사와의 합병계약체결 등을 하지 않는 경우 투자자가 보유한 에이투지엔터 주식 전부 또는 일부를 위지윅 또는 에이투지엔터에 매도할 수 있는 조건이다. 이 때 투자원금 및 연복리 9%의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도 지불해야 한다.
해당 CPS가 2023년 3월 발행된 만큼 2025년 3월까지 상장 관련 특정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에이투지엔터는 2022년 7월 위지윅 자회사 4곳이 통합해 출범한 종합 매니지먼트 제작사다. 이미지나인컴즈)가 에프포스트, 팝뮤직, 고즈넉이엔티를 흡수합병한 뒤 현재 사명으로 변경했다. 기업명에서 보듯 'A to Z'까지 콘텐츠 제작부터 IP(지식재산권) 개발, 연예 기획, 콘텐츠 후공정 작업까지 원스톱 제작 시스템을 갖췄다.
주요 작품으로는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의 신부, 예능 쇼미더머니10·11 및 고등래퍼2 등이 있다. tvN 히트작 사랑의 불시착 드라마를 뮤지컬화해 일본으로 진출하기도 했다. 연예 매니지먼트 관련 주요 인물로는 배우 이정진, 가수 KCM, 개그맨 조세호 등이 있다.
매출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1년 238억원, 2022년 305억원, 2023년 63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엔터 업황 부진 등으로 112억원을 기록 중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영화 '왕을 찾아서', 드라마 '보물섬',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살롱 드 홈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만약 에이투자엔터 CPS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위지윅이 당장 부담해야 할 금액은 153억원가량으로 파악됐다. 위지윅은 현재 에이투지엔터의 CPS 풋옵션과 관련해 153억원을 당기손익인식금융부채로 인식하고 있다. 당기손익인식금융부채는 단기매매항목으로 지정된 금융부채로, 유동부채에 해당한다. 위지윅은 CPS 발행금액(278억원)의 절반 가량을 풋옵션 대응금액으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위지윅과 에이투지엔터의 현금성자산은 각각 222억원(상반기 기준), 101억원(지난해 말 기준)이다. 현금성자산을 포함한 유동자산의 경우 각각 755억원, 349억원이다. 현금성자산으로는 풋옵션 대응이 빠듯할 수 있으나 매출채권, 재고자산 등 기타 유동자산을 현금화하면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적자 지속과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위지윅은 최근 3년 연속 영업손실과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기록 중이다. 올 상반기도 같은 추세다. 에이투지엔터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내년 3월까지 예심청구 등 상장 관련 액션이 있으면 풋옵션 행사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그때까지 본격 상장 절차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지윅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IPO를 준비 중인 만큼 적절한 시기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며 "풋옵션 행사는 옵션사항인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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