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주류가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 이동하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변화의 위기를 맞았다. 전기차가 부상하면서 자동차 부품의 트렌드 전환은 수년 전부터 예고돼 왔다. 완성차 업체는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를 확대하며 전체적인 판매 감소를 상쇄하고 있다. 하지만 부품사의 경우 특정 완성차 업체에 매우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터라 외부 변화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태생적 한계를 가진다. 이에 딜사이트는 국내 상장 부품사들의 재무 현황과 추후 과제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구자겸 엔브이에이치코리아(NVH코리아) 회장이 유상증자 참여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NVH코리아가 실시한 주주배정 유증에 참여해 지배력을 키웠는데, 당시 금리가 센 주식담보대출(주담대)을 활용해 출자금을 조달해서다. 금리 하락 기조 속에서도 연 6%에 버금가는 이자율로 만기가 연장되면서 수억원을 이자비로 지출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NVH코리아 주식 가운데 819만6722주를 금융사에 담보로 맡겨 112억원을 대출 받았다. 이는 구 회장이 보유한 NVH코리아 전체 주식의 65.3%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NVH코리아 전체 발행주식수 대비로는 19.4%에 해당된다.
주담대는 6건의 개별계약을 통해 실시됐는데, 건별로 보면 한국금융증권에서 248만8770주를 담보 삼아 30억원을 빌렸다. 또한 146만2523주를 담보로 BNK증권에서 22억원을 빌렸다. 이와는 별건으로 ▲BNK증권 10억(73만6106주) ▲교보증권 20억(136만2399주) ▲유안타증권 15억(82만주) ▲현대차증권 15억원(132만6924주)의 주담대가 이뤄졌다. 이 중 한국금융증권이 대출처인 계약을 제외한 5건은 내년 1월 만기가 도래한다.
구 회장이 주담대를 주기적으로 연장해 온 만큼 이번에도 동일한 선택을 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유안타증권과 맺은 계약의 경우 지난해 7월 첫 대출이 이뤄진 뒤 3개월 단위로 만기를 연장해 오고 있다. 동일한 시점에 시작된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주담대도 몇 차례 만기 연장이 이뤄졌다.
구 회장이 주담대 문을 두드린 것은 지난해 이뤄진 NVH코리아의 유상증자와 연관이 있다. 지난해 7월말 NVH코리아는 주주배정으로 934만5288주의 신주를 새롭게 발행해 241억원을 조달했다. 해당 자금은 인도공장 등 시설자금(180억원)과 채무상환(61억원) 용도로 사용됐다.
당시 구 회장은 1대 주주 자격으로 출자에 참여해 보유주식을 959만9639주(지분율 29.2%)에서 1255만5036주(29.7%)로 늘렸다. 신주 발행가액이 285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자금은 84억원이 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구 회장은 유증이 임박한 시점에서 주담대 카드를 활용해 출자금을 마련했다.
눈 여겨 볼 대목은 수 개월 단위로 주담대 재계약이 맺어지고 있지만 눈에 띌 만한 금리 변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5건의 주담대는 최초 계약이 체결됐을 때와 유사한 5% 후반대에 조성되면서 평균 5.8% 금리를 기록 중이다. 주담대의 기준점이 되는 CD(양도성예금증서‧91일물) 금리가 지난해 7월 3.7%대에서 최근 3.4%대로 하락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NVH코리아의 지배력을 소폭 높이는 대가로 연간 수억원을 이자비로 치르고 있는 셈이다.
NVH코리아 관계자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내년 1월 만기가 도래하는 주담대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담대 이자비용은 크게 부담되지 않는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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