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홍구 KB증권 각자 대표이사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 대표가 맡고 있는 자산관리(WM) 부문의 약진이 돋보인 데다, 아직 첫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말 취임한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이 대표를 향한 평가와 올해 인사 기조에 따라 거취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여기에 지난 6월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 조치를 받은 것 역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홍구 대표는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된다. 이 대표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KB증권 부사장이자 WM영업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지난 1월 대표이사로 취임, 김성현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 체제를 이어오면서 WM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들어 WM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이홍구 대표의 사업 전략도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3분기 WM자산이 60조원을 넘기는 성과를 냈다. 이는 통합 출범 이후 5배 성장한 수치다. WM자산 규모는 매 분기 증가 추세다. 지난해 말 WM 고객자산 총액 51조원을 기록하며 50조원대에 올라선 이래 ▲2024년 1분기 55조원 ▲2024년 2분기 59조원 ▲2024년 3분기 62조원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금융상품 운용자산(AUM) 증가 등 외형 확대와 더불어 질적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신탁에서만 2조원 이상 늘었고, 채권에서도 약 1조원 증가했다.
WM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데다, 아직 첫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는 점에서 업계는 이 대표의 연임 쪽으로 기울고 있다. 통상 금융권에서는 최고경영자(CEO)에게 처음 2년의 임기를 부여하고 성과에 따라 1년 임기를 추가로 부여하는 일이 관행처럼 여겨진다.
다만 이 대표가 취임할 시점과 상황이 변화한 만큼 연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금융권 일각에서 나온다. KB금융지주의 수장이 9년 만에 바뀌면서다. 지난해 말 취임한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이 대표의 경영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양 회장은 '쇄신' 카드를 꺼내 들며 계열사 대표 6명을 교체한 이력이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징계를 받은 점이 뼈아프다. 지난 6월 금융당국은 KB증권 랩·신탁 담당 운용역과 담당 임원에 대해 중징계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에게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번 징계가 이홍구 대표의 연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안정과 직결된 사안에 대해 엄중한 제재를 예고한 만큼, 그 여파는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고경영자(CEO)가 처벌을 받은 건 현재 KB증권 단 한 곳이다. 여기에 박정림 전 대표가 중징계 처벌로 물러난 점을 봤을 때, 징계 자체가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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