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환주 KB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여부에 시선이 몰린다. 금융권에서는 이 사장의 경영 평가에서 초대 대표라는 점이 크게 고려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월 KB생명보험과 푸르덴셜생명 합병으로 KB라이프가 출범했다. 초대 대표에 오른 이 사장은 두 생명보험사의 통합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달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꾸리고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대표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를 대상으로 승계 절차를 시작했다. KB라이프도 대상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해 올해 말 임기가 끝난다.

당초 KB금융지주가 초대 대표인 이 사장에게 기대한 바는 명확했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물리적·화학적 결합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KB라이프가 생명보험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하기 원했다.

이 사장은 기대에 충분히 부응했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임기 동안 KB라이프의 전산시스템과 인사(HR)제도 통합작업을 마치고 미래 먹거리인 요양사업 본격화 등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먼저 이 사장은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전산시스템 통합작업을 올해 3월 매듭지었다. 전산시스템 통합으로 두 회사의 고객 데이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는 등 KB라이프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시너지 효과를 본격적으로 낼 수 있게 됐다.

인사제도는 지난해 말에 극적으로 통합됐다. 인사제도는 워낙에 민감한 부분이라 통합작업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사제도 통합이 늦춰지고 승진과 연봉협상 등 작업이 밀리면서 노사 사이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던 데에는 이 사장의 역할이 작지 않았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이 사장은 2022년 KB생명 대표로 있을 때부터 조직 결속력을 높이는 데 특히 신경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열린 소통의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이 사장은 직원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자주 갖는 것은 물론 직원 사이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우수 동아리 시상식' 등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사업도 이 사장의 경영 성과 평가에서 고려될 수 있는 항목이다. 경기 침체와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새 성장동력 마련이 절실한 상황에서 KB라이프는 요양사업을 안정적으로 키워가고 있다.

이 사장 체제에서 KB라이프는 KB손해보험의 요양보험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한 뒤 추가로 노인요양시설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KB라이프의 실적도 나쁘지 않다. 이 사장 취임 첫해 KB라이프는 연간 순이익 25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이전 순이익을 더한 값(1358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는 순이익 규모가 다소 줄었으나 '본업'인 보험사업 성과가 좋아진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KB라이프는 올해 상반기에 투자손익 급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8.2% 감소한 202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