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당초 정무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각각 이재근 국민은행장과 양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현재는 양 회장만 환노위 증인 명단에 올랐다. 환노위원들은 양 회장에게 은행권 산업재해 1위 기업으로서 미흡한 콜센터 감정노동자의 처우 문제 등에 대해 질문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양 회장이 국감에 출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양 회장의 최종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감 기간 중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도 지난해 국감 증인으로 신청됐지만 해외 IR 일정으로 불출석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오는 15일 국회 환노위의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환노위는 양 회장을 상대로 KB국민은행의 산업재해와 콜센터 직원들의 처우 문제 등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다.
양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박홍배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해 1~8월 국내 은행의 산업재해 건수는 국민은행이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IBK기업은행 11건 ▲NH농협은행·우리은행 7건 ▲신한은행·하나은행 5건 ▲iM뱅크 4건 등의 순이었다.
또 콜센터 직원들의 처우 문제는 연초 국민은행이 기존 협력업체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200명 이상의 콜센터 직원들이 바뀐 협력업체로 자리를 옮겼지만 이를 계기로 은행들이 콜센터 직원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노위의 경우 국민은행 출신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증인 신청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끈다. 박 의원은 국민은행 제5대 노동조합위원장과 금융노조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22년 민주당 노동위원장을 거쳐 올해 총선에서 비례대표 당선됐다.
당초 이재근 국민은행장 역시 증인신청 명단에 올랐으나 최종 제외됐다. 정무위는 이 행장에게 인도네시아 해외법인인 KB뱅크의 적자로 인한 국부유출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었다.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은 경영실적 악화로 그룹 전체 이익을 깎아내리고 있다. 앞서 국민은행은 2018년 KB뱅크(옛 부코핀은행)을 인수했지만 아직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2018년 88억원이던 순손실 규모는 지난해 2612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인수 후 KB금융이 KB뱅크에 투입한 비용은 대손충당금전입액 4420억원, 유상증자는 약 1조4000억원 등 총 2조원에 달한다.
국내 대출의 예대차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6년째 해외법인 경영 정상화에 투입되자 국회에서도 국부유출 문제를 짚고자 한 취지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정무위에서 이 행장이 아닌 양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최종적으로 모두 증인 신청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정무위 간사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증인신청 철회 이유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양 회장이 실제 국감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다. 이달 21일부터 26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WB 연차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