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는 '플라이크 은평'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 방식이 변경됐다. 기존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통해 자금을 공급했지만, 최근 발행을 중단하고 유동화증권 발행을 주관했던 증권사가 직접대출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자금 조달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사업 진행에 차질은 없겠지만, 분양률 상승이 더딘 상태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은평구 진관동 일원에 개발하는 플라이크 은평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발행하던 유동화증권이 최근 발행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행을 중단한 유동화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 마운트시티스케이프가 발행하던 ABSTB다. 지난해 6월15일 제1회차 발행을 시작으로 5회차까지 정상적으로 차환 및 발행을 이어왔지만, 6회차부터 발행을 중단했다. 해당 ABSTB의 발행한도는 2100억원으로 최초 1350억원의 대출을 실시했고, 지난해 말 기준 1550억원으로 대출 규모가 확대됐다.
마운트시티스케이프가 유동화증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공급한 사업장은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일원에 개발 중인 플라이크 은평이다. 해당 사업장의 시행사는 은평복합개발, 시공사는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지하 4층~지상 20층 규모로 오피스 637실, 호텔 288실, 근린생활시설 119실 등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마운트시티스케이프가 유동화증권 발행을 중단한 데에는 자금조달 방식이 변경된 탓이다. 기존 ABSTB 발행으로 자금을 공급하던 방식에서 자산담보부대출(ABL)로 전환, 유동화증권 발행 주관회사였던 메리츠증권이 사업장에 직접대출을 실시할 계획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이 사업장에 자금을 조달하는 데 있어 ABSTB 발행보단 직접대출로 전환하는 방식을 권고하고 있다"며 "ABSTB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방식에서 ABL을 통한 직접대출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유동화증권 발행을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가 직접대출을 실시함에 따라 사업장에 장기간 자금 조달이 가능해졌다. 이에 사업 추진에도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실제로 플라이크 은평은 지난해 2월 착공해 2026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됐지만, 최근 준공 목표가 내년 12월로 당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플라이크 은평의 분양률 상승이 더딘 상태로 향후 수익성도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은평복합개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분양률은 21.8%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분양률이 20.09%였던 점을 고려하면 1년 동안 분양률이 1%p(포인트) 상승에 그친 셈이다. 이와 관련 은평복합개발은 "올해 분양률이 많이 올라 현재 분양률은 50%를 웃도는 상태"라며 "아직 완판에 성공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분양률 상승 추이에 따라 수익성도 결정될 전망"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은평과 녹번 지역이 서울 도심권에 속하기 때문에 최근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눈에 띄는 실적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며 "주거시설이라면 상황이 다를 수 있겠지만, 근린생활시설과 숙박시설 등에 수요가 유입돼 분양률이 상승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 조달 자체에는 문제가 없어서 준공은 되겠지만, 자금 회수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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