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하나증권을 통해 전자다트 기업 피닉스다트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하나증권을 고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하나증권이 일방적으로 피닉스다트를 헐값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펀드 고객들이 전액 손실을 입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향후 추가적으로 금융감독원과 검찰에도 매각 과정 전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 피닉스다트 투자 피해자 모임'은 최근 강 사장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작년 하나증권이 피닉스다트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펀드 고객들이 손실을 입은 것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지난 2019년 하나증권 WM본부를 통해 '리딩기업성장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1호 펀드(이하 리딩기업펀드)'에 가입한 고객들이다.

피해자 모임의 A씨는 "개인 고객 30명으로 구성된 피해자 모임은 지난 8월30일자로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며 "하나증권은 고객의 이익과 완전히 반대되는 행위를 자기 회사의 이익을 위해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증권 같은 기관도 못 믿는다면 개인투자자들은 누굴 믿고 금융시장에서 살아가야 하느냐"고 전했다.

피닉스다트는 글로벌 1위 전자다트 기업이다. 지난 2019년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PE)는 1256억원에 피닉스다트 경영권 지분 86.3%를 인수했다. 당시 오케스트라PE는 765억원 규모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했는데 해당 펀드 출자자(LP) 중 하나가 리딩기업펀드(85억원 규모)다. 하나증권의 경우 인수금융 대주단으로 참여해 400억원 가량을 대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작년 피닉스다트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상환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하나증권은 피닉스다트가 RCPS를 상환하는 과정에서 '불균등 환급' 등 대출 약정을 위반했다며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했다. 이후 일주일 만에 담보물인 피닉스다트 지분 전량을 전 창업주(홍인터내셔날)에 매각했다. 처분금액은 338억원으로 인수가(1256억원)의 3분의 1도 안되는 금액이었다.

해당 매각으로 하나증권은 인수금융 원금과 이자를 전부 회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나증권보다 후순위 투자자였던 LP들은 투자원금을 모두 잃게 됐다. 중순위 투자자였던 리딩기업펀드에 가입한 고객들 역시 전액 손실을 봤다. 하나증권으로부터 수익을 약속 받아 펀드에 가입한 고객들이 하나증권으로 인해 손실을 보게 된 셈이다.

리딩기업펀드에 가입한 고객들은 해당 소식을 올해 2월에서야 접했다. 당시 고객 일부가 하나증권 측에 이의를 제기하자 하나증권은 로펌을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한 손해배상이 필요한지 여부를 문의했다. 다만 로펌 측에서 손해배상이 불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은 후 하나증권은 지금까지 고객들에게 어떠한 합의안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하나증권이 펀드를 판매할 때도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피해자 모임에 따르면 당시 하나증권은 피닉스다트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더불어 조기 엑시트까지도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워 펀드를 판매했다. 하지만 해당 펀드가 중순위 투자라는 점을 비롯해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피해자 모임은 추가적으로 피닉스다트의 매각액 산정 과정도 살펴봐야 한다는 내용의 소장을 금감원과 검찰에 제출할 계획이다. A씨는 "1200억원에 샀던 회사를 300억원대에 팔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하나증권이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소지는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