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SK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상반기 두 차례 공모채를 발행한 데 이어 올해 세번째 발행에 나선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SK리츠는 전체 차입금에서 담보대출 비중을 낮추고 회사채 비중을 늘려 자금조달 경로 다변화를 이룬다는 방침이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리츠는 공모회사채를 발행해 1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2년물 600억원, 3년물 400억원으로 발행계획을 세웠지만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까지 발행규모를 열어뒀다.
SK리츠는 올해 상반기에만 2월과 5월 두 차례 공모채를 발행했다. 2월 발행규모는 990억원, 5월은 2400억원이었다. 당초 2월에 700억원, 5월에 12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초과수요가 몰리면서 발행규모를 늘렸다.
5월 회사채 발행 당시 SK리츠는 민평금리 기준 가산금리 밴드를 -50bp~+50bp(1bp=0.01%p)로 제시했는데, 초과수요 덕분에 1년물 -5bp, 2년물 -2bp에서 가산금리를 결정할 수 있었다. 보다 앞서 2월에는 밴드 최상단이 80bp까지 열려있었지만 최종 가산금리는 1년물 25bp, 1.5년물 24bp 조건에서 초과 수요를 모두 채웠다.
앞선 2차례 회사채 발행 당시 수요가 몰린 덕분에 SK리츠는 계획보다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6개월의 AA-급 2년물 및 3년물 공모채 발행성적을 살펴보면 가산금리는 개별민평 기준 -30bp~+9bp 수준에서 결정됐다"며 "대부분 마이너스 조건에서 자금을 조달한 데다 발행규모 역시 신고금액 대비 증액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SK리츠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은 AA-로 평가되고 있다. SK리츠는 수요예측일 전날의 개별 민평금리를 기준으로 -30bp~+30bp를 희망금리 범위로 제시했다.
크레딧 업계에 따르면 이달 23일 기준 SK리츠의 2년 만기 무보증회사채 수익률은 3.595%, 3년 만기 회사채는 3.623%다. 가산금리가 밴드 최상단인 30bp로 결정된다고 가정해도 발행금리는 3% 후반이다. 최근 AA- 회사채의 가산금리 추이를 고려하면 발행금리가 3% 중반 수준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이번 회사채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은 담보대출을 일부 상환하는데 투입될 예정이다. 기존 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4.79%에 이르는데, 이번 회사채 발행금리가 3% 중반까지 내려갈 경우 100bp 수준의 금리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K리츠는 담보대출 위주였던 자금 조달경로를 회사채, 전환사채, 전자단기사채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2021년 상장 당시 100%였던 담보대출 비중을 올해 말까지 73%로 낮춘 다는 계획이다. 금융비용 절감을 위해 회사채 비중을 17%까지 끌어올리고, 전환사채 및 전자단기사채 등 비중을 각각 5%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7월 SK리츠는 지난 2021년 서린빌딩과 SK에너지 주유소 116곳을 매입하면서 일으켰던 담보대출 리파이낸싱을 마쳤다. 1조386억원 가운데 8786억원은 담보대출로, 1600억원은 5월 발행했던 회사채를 통해 차환했다.
2021년 차입 당시 2.08%에 그쳤던 담보대출금리는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4.33%로 상승했다. 대출 당시 0.5%에 그쳤던 기준금리가 3.5%까지 치솟은 탓이다. 5월 회사채 발행금리가 3%후반이었던 덕분에 SK리츠는 회사채를 통해 조달한 1600억원의 경우 30bp이상의 금리인하 효과를 누리게 됐다.
이에 더해 리파이낸싱 조건이 변동금리(3개월 CD금리+75bp)인 덕분에 향후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SK리츠의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K리츠는 "이자비용 절감을 위해 적극적으로 회사채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담보대출의 경우 변동금리 비중을 확대해 향후 금리인하에 따른 기대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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