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매년 통 큰 배당을 해왔던 선바이오가 올해는 배당여력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실적 호조세가 올해 급격히 꺾이며 상장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선바이오는 1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 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큰 폭 악화된 수익이다. 특히 이 회사가 상장한 2022년 이래 첫 순손실이다.
순적자 전환의 가장 큰 이유는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도 소재기업 인타스(intas)가 생산시설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영향이다. 실제 선바이오의 올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35억원이다. 전년 동기 56억원 대비 37.5%(21억원)나 줄었다.
선바이오는 앞서 2003년 인타스에 '페그필그라스팀(PEG-filgrastim)'을 기술이전(라이센스 아웃)했다. 페그필그라스팀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제로 'PEGylation' 기술을 응용해 제조한 바이오시밀러다.
선바이오의 기술을 도입한 인타스는 2007년 인도의 승인을 얻어 인도 제품명 'Neupeg'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호주에는 제품명 'Lapelga'로, 유럽·호주·멕시코에서는 'Pelgraz' 로 판매지역을 확대했다. 이에 선바이오는 2008년 5월부터 매년 intas사가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기술사용료(로열티) 5%를 수령하고 있다.
현재는 인타스가 미국 진출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판매 승인 신청을 한 상태다. 인타스는 미국 승인을 위한 절차의 일환으로 FDA의 실사를 받기 위해 5~6월 두 달간 생산시설을 가동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선바이오의 로열티와 제품 매출 역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시장에서는 그 동안 높은 성장률을 기반으로 통 큰 배당을 해왔던 선바이오가 올해는 배당을 늘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바이오는 2022년 10월 기술특례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이 회사는 상장 첫 해부터 배당을 실시했다. 2022년 순이익 8억6933만원 가운데 6억1500만원을 배당금으로 사용했다. 이는 전체 순이익의 70.7% 규모였다. 지난해에도 순이익 46억원 가운데 9억2300만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는 전체 순이익의 약 20%로 매출 대비 비중은 줄었지만 현금배당수익률은 오히려 0.45%에서 0.7%로 확대됐다.
하지만 올해는 첫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배당금 지급에 사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도 줄어들 전망이다. 올 상반기 기준 선바이오의 이익잉여금은 45억원이다. 이는 작년 말 65억원과 비교해 20억원 쪼그라든 금액이다.
선바이오 역시 올해 배당규모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인타스의 생산시설 가동 중단은 일시적 요인이며 하반기에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인타스의 FDA 실사가 완료됐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중에는 FDA 승인도 획득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선바이오 관계자는 "올해는 상반기의 영업실적 부진과 신공장 건설에 따른 자금 지출, 연구개발비 증액 등 수입·지출면에 부정적인 요소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전년도와 같은 배당기조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최근 연구개발비용 조달을 위한 5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기 때문에 여유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큰 규모의 배당을 단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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