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골프 IT기기 브랜드 '보이스캐디'를 운영하는 '브이씨(VC INC.)'의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상반기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하는 상황에 직면한 탓이다. 특히 총부채의 85%를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구조인 만큼 유동성 압박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브이씨의 유동부채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426억원으로 유동자산(302억원) 보다 많다.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빚이 더 많다는 얘기다.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유동자산이 유동부채 보다 많았다. 1분기 말 기준 유동자산은 301억원, 유동부채는 266억원이었다. 하지만 3개월새 유동부채가 늘어 유동자산을 훌쩍 초과했다.
이는 장기차입금의 만기가 1년 이내로 들어오면서 유동부채로 잡혔기 때문이다. 1분기 말 190억원이던 장기차입금이 상반기 말 12억원으로 줄면서 173억원 규모의 유동성장기부채가 계상됐다. 장기차입금이 1년 이내 갚아야하는 빚으로 전환되면서 유동성 부담이 커진 것이다. 브이씨의 유동비율은 70.8%에 그친다.
특히 부채의 만기구조가 1년 이내에 집중됐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총부채 501억원 가운데 85.2%(426억원)가 유동부채다. 3개월 이내 부채가 141억원, 3개월~1년 이내 부채가 268억원 수준이다. 초단기화된 만기구조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브이씨는 당장 3개월 이내 부채(141억원)도 자력으로 갚기 어려워 보인다. 상반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6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매출채권(54억원)이나 유동재고자산(175억원)을 빠르게 현금화시킬 필요성이 커졌다.
향후 유상증자나 사채 발행, 대환 대출 등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존 대출에 대해 만기를 연장하는 방법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그럴 경우 금리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상반기 유동성장기부채로 편입된 장기차입금은 IBK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일반자금대출이다. 운영자금 목적으로 대출받은 것으로 보인다. 금리는 연 3.78~4.51% 수준이다.
브이씨는 해당 대출을 받으면서 유형자산을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서울 대치동 사옥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토지·건물의 장부가액은 247억원이다.
브이씨 관계자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내부적으로 하고 있다"며 "골프 거리측정 신제품을 국내외에 출시 중인 만큼 수익성 개선이 점차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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