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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건설 레저부문 양수, 득보다 실 많다
이승주 기자
2024.09.13 08:00:21
①양수도 대금만 2078억…이자부담 증가·외연 확장 제동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16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웨스턴조선호텔 전경 (제공=조선호텔앤리조트)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조선호텔앤리조트(조선호텔)이 최근 신세계건설 레저부문 양수 절차를 마친 가운데 시장에서는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조선호텔은 레저부문 양수로 자사 호텔부문과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지만 막대한 양수도 대금으로 재무적·사업적 손실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특히 레저부문이 과거 장기간 영업적자가 지속됐던 터라 앞으로 조선호텔에서 개선된 실적을 유지하는 것도 장담할 수 없다는 시장 관측이 나온다.


조선호텔은 올해 2월 신세계건설에게 레저부문을 넘겨 받는 내용의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양수 대상이 된 신세계건설 레저부문은 ▲경기 여주시 자유CC(18홀) ▲경기 여주시 트리니티클럽(18홀) ▲실내외 물놀이 시설인 아쿠아필드(하남·고양·안성 스타필드 내 3곳) ▲조경사업 ▲미디어아트 전시장 매직플로우 엔터테인먼트 ▲프리미엄 피트니스클럽 콩코드 등이다.


이를 위해 조선호텔은 올해 6월 28일 신세계건설에 1818억원의 최초 양수도대금을 지급했고 같은 달 30일부로 레저부문을 조직에 편입했다. 이후 최종 양수도대금이 2078억원으로 정정되면서 조선호텔은 이달 내로 신세계건설에게 나머지 260억원을 추가 지급할 계획이다. 양수도대금은 모회사인 이마트의 제3자 유상증자 참여(1000억원)와 금융권을 통한 자금 조달 방식으로 마련된다. 


조선호텔은 양수한 레저부문과 자사 호텔부문의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두 사업간 연관성이 깊은 만큼 호텔과 레저를 연계한 VIP 마케팅 등을 통해 종합 호스피탈리티 리딩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실제 조선호텔은 최근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와 아쿠아필드를 연계한 패키지를 선보였고 멤버십 개편 과정에서 아쿠아필드, TGX아카데미 할인 서비스를 추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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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레저부문 양수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상당하다. 유동성이 부족하다고 평가 받는 조선호텔이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면서 향후 재무적·사업적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그룹 계열사인 조선호텔이 희생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조선호텔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4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호텔업의 호황에 힘입어 플러스(+) 1049억원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만들어냈지만 이자비용(369억원)과 리스부채(288억원)의 영향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증가폭은 27억원에 그쳤다. 오히려 같은 기간 결손금은 3514억원으로 전년 3443억원 대비 2.0% 늘어났다.


양수도 대금의 상당 부분을 금융권을 통해 마련하면서 이자비용 부담도 증가할 예정이다. 조선호텔의 지난해 말 기준 장·단기 차입금은 각각 1560억원(이자율 2.70%), 1198억원(이자율 4.74~4.95%)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도 369억원에 달한다. 조선호텔이 1000억원을 추가 차입했을 경우 이자비용은 연간 50억원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최근 호텔업의 호황에도 외연 확장에 나서지 못한다는 점이다. 조선호텔은 2020년부터 그랜드 조선 부산, 그랜드 조선 제주 등 5개의 직영점과 2개의 위탁운영 점포를 신규 오픈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올해는 이마트로부터 받은 지원금이 레저부문 양수에 투입되고 유동성도 악화되며 이 같은 행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는 호텔신라와 호텔롯데 등 경쟁사들이 엔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발 맞춰 외연 확장 전략을 이어나가는 것과 대비된다.


특히 이번에 인수한 레저부문 수익성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레저부문은 지난해 871억원의 매출과 5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466억원의 매출과 3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시장에선 레저부문이 장기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는 점과 더불어 늘어날 이자비용을 상쇄할만한 순이익을 올릴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이와 관련 류연주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신세계건설 레저 사업부문은 과거 장기간 영업적자가 지속됐기 때문에 개선된 영업실적을 유지하면서 조선호텔의 주요 사업포트폴리오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시장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호텔업의 호황 속에서 외연 확장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호텔부문과 레저부문의 시너지 창출 여부가 향후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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