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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사 줄적자...지분투자 실패했나
조은지 기자
2024.09.19 08:00:35
②AK홀딩스, 상반기 지분법손실 50억...'애경에스티·코리아피티지' 부진 발목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3일 0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K홀딩스 본사 전경.(제공=AK홀딩스)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AK그룹이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투자했던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지주사인 AK홀딩스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은 인수 당시 투자했던 금액보다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지분투자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AK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1194억원의 연결 영업이익을 냈지만 순이익은 282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대비 순이익 규모가 크게 줄어든 배경에는 종속회사들이 지분을 투자한 기업들로부터 지분법손실을 떠안은 것이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다. 실제 AK홀딩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50억원의 지분법손실을 기록했다.      


AK홀딩스의 지분법손실에 영향을 준 회사는 애경에스티와 코리아피티지다. AK홀딩스 종속회사 가운데 하나인 애경산업은 2007년 일본 에스테화학과 합작해 애경에스티를 설립했다. 당시 애경산업은 26억원을 투자해 애경에스티 지분 51%를 가져왔다. 


애경에스티에 대한 투자는 생활용품사업의 영역 확장과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목적이 컸다. 애경산업은 설립 초기 비누와 샴푸, 세제 등 생활용품이 주력이었지만 애경에스티를 설립하면서 방향제와 방충제, 탈취제, 제습제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당시 국내 방향제 시장이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던 점도 투자를 결정한 주요인이 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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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9년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소재 수출규제로 반일감정이 확산하면서 그 유탄이 애경에스티까지 튀었다. 일본 기업과의 합작법인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이에 더해 같은 해 애경산업이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들어가자 기업이미지는 더욱 큰 타격이 불가피했다.


이에 애경에스티의 2019년 매출액은 49억원으로 불과 1년 만에 41.7% 급감했다. 아울러 7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애경에스티는 이후에도 2020년 3억원, 2021년 4억원 2022년 5억원, 2023년 8억원의 순적자를 이어갔다. 올 상반기 역시 1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6년 동안 28억원에 달하는 누적순적자를 기록 중이다. 결국 애경산업은 2019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총 11억원에 달하는 지분법손실을 기록했고 이는 고스란히 AK홀딩스의 부담으로 전이됐다. 


특히 애경에스티의 경우 올 상반기 말 기준 장부가액이 9700만원까지 떨어졌다. 최초 지분 취득액과 비교하면 그 가치가 90% 이상 축소됐다.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에도 순적자가 이어진다면 장부가액이 '0'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타내고 있다. 


AK홀딩스의 또 다른 종속회사인 애경케미칼이 투자한 코리아피티지 역시 수익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2002년 석유화학계 기초화학물질 제조기업인 코리아피티지 지분 30%를 총 223억원에 인수하며 관계사로 편입시켰다. 


하지만 전세계적인 화학산업 부침 속에 코리아피티지는 올 상반기 128억원의 순적자를 내는데 그쳤다. 전년 동기 85억원과 비교하면 50.6% 손실 폭이 더 커졌다. 이에 애경케미칼은 42억원의 지분법손실을 기록했고 AK홀딩스의 연결 손실이 됐다. 


이에 시장에서는 AK홀딩스의 투자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AK그룹 입장에서 애경에스티와 코리아피티지에 대한 투자는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며 "하지만 온전한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오히려 재무적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애경에스티는 지분 인수 당시 일본이 향수와 방향제 글로벌시장을 선도하고 있었던 만큼 국내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 판단하고 투자를 진행했다"며 "다만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듯이 국내시장에서는 성장이 더뎠고 소비자 요구도 다양화되고 고급화되면서 매출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다방면으로 대응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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