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한진이 부가사업으로 영위하는 차량 종합 부문 매출액이 5년 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증발하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때 연간 3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성장 저력을 나타냈지만 수년 만에 사업이 위축되면서 회사의 고민거리로 전락한 모습이다.
◆ 차량종합 부문 매출감소·적자 '이중고'…매출 비중도 7%대로 떨어져
9일 한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차량 종합부문은 37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폭은 전년 동기 대비 94%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41억원으로 1년 전보다 5% 늘었다. 차량 종합부문에는 주유소 유류 판매와 차량 정비 실적 등이 반영된다.
차량 종합부문은 갈수록 사업 규모가 축소되는 분위기다. 2019년만 하더라도 3500억원을 넘어섰던 연간 매출은 이후 2000억대 중후반 수준으로 감소하다 지난해(1917억원) 1000억대로 쪼그라들었다. 2023년 한 해 동안 3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내기도 했다.
매출이 줄어드는 사이 차량 종합부문에 포함됐던 렌터카 사업이 이탈하는 변화도 있었다. 한진은 2020년 롯데렌탈에 600억원을 받고 렌터카 사업부를 매각했다. 한진은 당시 본업인 택배·물류사업 집중 육성 및 경영 효율성 제고 등을 렌터카 사업 매각 배경으로 언급했다.
매출이 하락한 여파로 차량 종합사업 무게감도 크게 줄었다. 올 상반기 차량 종합 부문이 한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에 그쳤다. 매출 정점을 찍었던 2019년 차량 종합 부문이 전체의 17% 비중을 차지하며 한진의 외형 성장을 이끌었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한진은 크게 ▲육상운송(육운) ▲하역 ▲해운 ▲물류창고 ▲글로벌(국제특송·국제물류 주선업) ▲택배 ▲차량종합으로 사업 부문을 나눠 실적을 공개하고 있다. 한진 핵심 수입원은 단연 택배로 상반기 택배 사업 매출(6739억원) 비중은 47% 달했다. 물류 부문으로 한데 묶이는 육운·하역·해운·창고 합산 매출 비중의 경우 32%로 집계됐다.
육운사업은 컨테이너를 비롯한 철강 및 건자재 신석식품, 소비재 등의 운송이 근간을 이룬다. 한진은 부산·인천·평택항 등지에서 컨테이너 터미널을 직접 운영하며 화물 하역·운송·보관 서비스도 아우르고 있다.
◆ 유류·정비지원으로 물류 경쟁력 제고 노려…"부가사업 특성상 성장 쉽지 않아"
한진이 차량 종합사업을 꾸리게 된 이유는 기존 물류 사업과 상승효과를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자체 유류·정비 인프라를 활용해 물류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외부 고객도 유치해 부가수익 창출까지 두루 누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진은 현재 차량 종합사업 일환으로 직영주유소와 일반 대리점을 운영 중이다. 최근 들어서는 친환경 물류 인프라 구축 일환으로 전기차 충전소도 늘려나가고 있다.
운송장비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상용차 정비사업에도 진출했다. 벤츠 서비스 센터와 타타대우상용차서비스센터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전국 주요 물류거점에서 상용·화물차와 항만장비 및 군부대 차량을 대상으로 상시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차량종합 사업 반등 가능성을 두고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나온다. 본업과 연계된 부가사업인 만큼 성장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차량 종합 부문이 물류 본업을 보완해주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며 "자연스레 한진 입장에서도 당장 사업 적자폭이 크지 않은 데다 차량 종합사업을 키워 큰 수익을 내는 쪽에 기대를 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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