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신지하기자] 삼성전자가 자사의 인공지능(AI) 기반 푸드 플랫폼 '삼성푸드'를 건강관리 플랫폼 '삼성헬스'와 연계한 새로운 서비스를 내년 초 선보인다. 삼성헬스가 갤럭시 모바일 기기에 기본 탑재돼 있는 만큼 이번 연동은 삼성푸드의 이용자 확대와 유료 서비스의 수익성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 개막 하루 전인 5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으로 고도화한 '삼성푸드 플러스'를 공개했다. 이곳에서 만난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푸드와 삼성헬스 간 연계한 내용을 내년 세계 최대 규모 가전·IT 전시회인 CES에서 발표할 계획"이라며 "기본 탑재하는 프리로드(Pre-load)인 삼성헬스는 이용자 수가 많다는 점을 고려, 푸드 플러스 활성화가 목적"이라고 말했다.

삼성푸드는 지난해 9월 'IFA 2023'에서 처음 선보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로, 가전을 포함한 모바일, TV 등 다양한 삼성 제품과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푸드 전문 플랫폼이다. 104개국 8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글로벌 사용자 수는 올해 7월 기준 600만명을 넘어섰다. 삼성푸드 플러스는 모바일로 찍은 식재료 사진을 앱에 바로 등록할 수 있도록 '비전 AI' 기술을 새로 도입하고, 레시피 추전 기능도 한층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삼성푸드 출시 전부터 삼성헬스와의 연계를 고려했다. 삼성푸드 출시 한 달 전인 지난해 8월 당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서비스비즈그룹장이던 박찬우 부사장은 연내 두 플랫폼 간 연동 계획을 밝히며 "100만명 이상의 활성사용자 확보가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가입자 수가 늘면 다양한 수익 모델 접목이 가능할 것"이라며 "유료화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유료화는 지난해 12월 국내를 제외한 해외에 먼저 도입됐다.

가전과 IT, 모빌리티 등 업계 최신 동향을 보여주는 CES는 매년 1월 초 열린다. 올해 'CES 2024'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1월9일 개막했다. 삼성전자가 삼성푸드와 삼성헬스 연동 계획을 공개한 시점에는 이미 관련 개발 추진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내년 1월 열릴 'CES 2025'에서 해당 기능을 선보인다는 것은 현재 내부 테스트와 디버깅 작업, 마케팅 준비 등이 거의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푸드가 삼성헬스와의 연계 서비스를 본격화하면 이용자 확대가 점쳐진다. 삼성헬스는 수십억대 갤럭시 모바일 기기에 기본 탑재된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접근성이 높다. 삼성푸드와의 연계가 이뤄지면 삼성푸드의 이용자 저변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푸드는 삼성헬스가 보유한 건강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레시피 추천 등 푸드 관련 서비스를 보다 정교하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 강화도 기대된다. 삼성푸드는 현재 미국, 영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월 6.99달러(약 9300원)의 유료 구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유료화 버전에는 기존 버전과 달리 ▲AI로 레시피 맞춤화하기 ▲맞춤형 7일 식사 플랜 ▲영양 목표 추적 ▲광고 없이 이용하세요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헬스로 유입되는 사용자가 이들 기능을 접하는 과정에서 삼성푸드의 유료 구독 전환율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는 해외와 달리 유료 서비스라는 개념이 아직까지 보편화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일단은 일정 기간 동안 삼성푸드 플러스를 무료로 제공 중"이라며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유료 버전 서비스에 가입한 이용자 수는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미국과 영국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치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