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AA' GS에너지가 공모 회사채(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올해 두 번째 공모채 발행이다. 직전 발행 당시 AAA급에 달하는 금리 수준에서 모집액을 채운 데다 모집액의 9배를 웃도는 주문을 받은 만큼, 이번 발행에서도 흥행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S에너지는 오는 20일 1500억~2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만기는 3년물과 5년물로 나눴고, 만기별 발행액과 희망금리밴드 수준은 검토 중이다. 주관 업무는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대신증권이 맡았다. 발행일은 내달 2일로 결정됐다.
GS에너지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채무 상환 및 신사업 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900억원 규모 공모채 만기도래 채무 일정이 돌아온다. 만기도래 물량의 경우 보유 현금으로 갚을 체력은 충분하다. 올해 2분기 말 개별기준 현금성 자산은 2060억원 규모다.
다만 GS에너지는 기존 전통적인 에너지 사업을 넘어 가상발전소(VPP) 사업과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구매계약(PPA) 사업 등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추가 자금 소요가 예상되는 만큼 공모채 발행을 통해 선제적으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GS에너지의 이번 발행은 올해 두 번째다. 앞선 발행(2024년 1월) 당시 GS에너지는 15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9배를 웃도는 1조355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특히 금리수준이 눈길을 끌었는데, 민평금리 대비 3년물에서는 15bp(1bp=0.01%포인트), 5년물에서는 9bp 낮은 수준에서 모집액을 채웠다. 이는 'AAA' 등급 금리(3.813%)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GS에너지는 GS그룹의 중간 지주사로, 직접 사업을 영위하기 보다는 GS칼텍스 등 자회사의 배당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이다. 그런데도 GS에너지가 발행하는 회사채가 흥행하는 이유는 뭘까. 'AA' 우량한 신용등급에 더해 GS라는 그룹사 뒷배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자회사의 호실적으로 인해 GS에너지가 탄탄한 실적을 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로 GS에너지의 별도 기준 배당금수익은 지난해 약 1조원에 달했다. 전년대비 242.2% 증가한 수치다. 자회사 GS칼텍스로부터 6000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은 데다, 싱가포르 법인을 비롯해 보령 LNG터미널 등에서 배당금 수익 발생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에도 GS칼텍스로부터 배당금 2305억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대규모 주관사단 꾸려 세일즈 역량을 강화했던 것도 공모채 흥행에 한몫 더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 GS에너지가 공모채 발행을 위해 꾸린 주관사단 수만 6곳에 달했다. 올해 역시 4개의 주관사와 계약을 맺고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다만 1년 내 만기도래 채무 규모가 현금성자산을 넘어섰다는 점은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내년 8월 말까지 GS에너지는 4000억원에 달하는 채권을 갚아야 하는데, 현금성자산은 2060억원에 그친다. 여기에 친환경 신사업 추진 등으로 인해 추가 지출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이에 대해 신용평가업계는 GS에너지의 1년간 영업부문의 현금창출규모를 예상해 봤을 때 ▲만기도래 차입금과 ▲예정된 투자지출 ▲지주사 향 배당급 지급 등의 자금소요를 상당부분 충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문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GS에너지는 친환경 신사업, 여수 묘도 LNG 터미널 사업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투자 지출이 발생할 수 있으나, 배당금 수익 등 현금 유입과 종속·관계기업 지분가치 및 계열신인도에 기반한 재무융통성을 바탕으로 재무부담을 적정하게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