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대표펀드매니저 교체 문제로 일부 펀드 운용을 멈췄던 유티씨인베스트먼트(UTC인베스트먼트)가 다시 투자 활동에 시동을 걸 전망이다. 회사의 경영자문위원회와 갈등을 빚고 사퇴한 김세연 전 대표와 이강학 전 상무는 새로운 벤처캐피탈(VC)에서 경력을 이어나간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유티씨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스마트대한민국유티씨바이오헬스케어벤처투자조합'(이하 스마트바이오펀드, 1350억원)과 '유티씨스테이지컨텐츠펀드'(이하 컨텐츠펀드, 245억원)의 조합원 총회를 각각 열고 펀드 운용인력을 바꿨다. 그동안 주요 유한책임투자자(LP)들이 인력 변경에 불만을 제기하며 변경 작업이 미뤄진 펀드들이다.
스마트바이오펀드의 과거 대표펀드매니저는 김세연 전 대표, 핵심운용인력은 ▲이강학 전 상무 ▲조현진 이사 ▲현지철 차장 ▲김승용 이사 등이었다. 이번 조합원 총회 이후 김승용 이사가 대표펀드매니저를, 이길훈 부장과 이지유 과장이 핵심운용인력을 맡는다.
컨텐츠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는 이강학 전 상무 대신 조현진 이사가, 핵심운용인력은 김세연 전 대표와 조현진 이사 대신 이길훈 부장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두 펀드를 제외하고도 김세연 전 대표, 이강학 전 상무가 회사를 나가기 전, 대표펀드매니저로 이름 올리고 있던 벤처투자조합은 7개다. 구체적으로 ▲유티씨14호투자조합(20억원) ▲유티씨바이오헬스케어제5호투자조합(157억5000만원) ▲유티씨2019바이오벤처투자조합(237억원) ▲유티씨바이오헬스케어제4호투자조합(88억원원) ▲유티씨바이오헬스케어제3호투자조합(33억8000만원) ▲유티씨바이오헬스케어제2호투자조합(114억원) ▲유티씨라이프스타일1호투자조합(54억2000만원) 등이다.
유티씨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운용역 교체가 필요했던 펀드는 스마트바이오펀드와 컨텐츠펀드였다"며 "나머지 투자조합들은 민간 펀드로 규약에 따라 퇴사자들을 제외한 기존 운용인력들이 그대로 투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바이오펀드와 컨텐츠펀드는 모태펀드(한국벤처투자) 출자사업에서 회사가 위탁운용사(GP)로 뽑히면서 결성 기회를 마련한 투자조합들이다. 2018년 3월 출범한 컨텐츠펀드는 청년창업 분야로, 2021년 11월 등장한 스마트바이오펀드는 스마트대한민국(바이오) 분야로 구분된다.
인력 재정비를 마친 회사는 앞으로 자체 발굴 역량을 키울 방침이다. 앞선 관계자는 "타 투자사에게 소개받기보다는 좋은 투자 대상을 직접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며 "우수 벤처기업을 스스로 발굴해 초기 단계부터 관리하면 미래의 펀드 수익률도 높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유티씨인베스트먼트가 초기기업을 자체적으로 찾아내 투자한 비중은 전체 가운데 절반 정도"라면서 "단독 딜 비율을 70~80%까지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티씨인베스트먼트를 떠난 김세연 대표는 여의도에 회사를 차려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6월 '엔피엑스벤처스(NPX벤처스)'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사명을 '지앤피인베스트먼트(G&P인베스트먼트)'로 변경했다. 엔피엑스벤처스는 사무엘황 NPX그룹 대표가 2021년 10월 설립한 벤처투자회사다.
현재 인력은 김세연 대표를 비롯해 김 대표와 유티씨인베스트먼트에서 오랜 기간 합을 맞춘 이강학·전영진 상무, 새로 채용한 인력 1명 등 총 4명이다. 최근 주니어 심사역 충원을 위해 신규 채용도 진행하고 있다. 충원하려는 인원은 최소 2명으로 전해졌다.
지앤피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신규 인력들은 빠르면 9월 말이나 10월부터 출근할 예정"이라면서 "비슷한 시기에 회사의 투자 방향성도 제대로 잡힐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책 펀드는 당장 도전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민간 위주로 LP를 구성해 펀드 결성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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