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토모큐브가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며 본격적인 상장에 나선다. 이에 장기간 투자금이 묶였던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가 자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상장 후 FI 보유 물량이 나오면 유통주식 수가 다소 과도해 주가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포 이미징 전문기업 토모큐브는 지난 4월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승인을 받았다. 이후 지난달 29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총공모 규모는 200만주로, 희망 공모가액은 1만900~1만3400원을 제시했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밴드 상단 기준 약 1705억원, 대표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토모큐브는 지난 2019년 상장 주관사를 삼성증권으로 결정하고 2021년 기술특례상장을 시도했으나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장을 미뤘다. 이후 2022년 LED 광원을 기반으로 한 제품인 HT-X1을 출시해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2022년) 두 배에 이르는 등 높은 성장성을 확보했다고 평가받는다.
다만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토모큐브의 상장 후 유통 가능 주식수가 다소 과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토모큐브의 유통 가능 주식수는 상장일 409만5786주(32.17%), 1개월 뒤 259만9890주(20.42%), 3개월 뒤 180만5478주(14.18%)다. 상장 후 3개월 뒤에는 약 66.7%의 주식이 유통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지난 2018~2019년부터 토모큐브에 투자해 온 인터베스트·데일리파트너스 등의 벤처캐피탈(VC)들의 펀드 만기가 도래한 영향으로 추측된다. 주요 투자자들이 장기간 엑시트를 하지 못한 만큼, 발행사 측이 이들에게 자발적 매각제한(보호예수)를 요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까닭이다.
IPO 시장에서 발행사의 유통 가능 주식수는 투자 시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꼽힌다. 오버행 이슈로 인한 주식의 대량 출하는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주가에 강력한 변동성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과 같이 IPO 시장이 다소 소강상태에 이르러 이른바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공모 흥행 여부를 판가름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실제로 지난 7월 이노스페이스와 엑셀세라퓨틱스의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자 증권업계에서는 오버행 이슈의 영향으로 투심이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이노스페이스의 경우엔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보다 약 20% 하락하며 올해 상장한 기업 중 처음으로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엑셀세라퓨틱스 역시 상장 첫날·3개월 뒤 유통 가능 주식이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보다 17% 하락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들 못지않게 높은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을 가진 토모큐브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증권신고서 기준 토모큐브의 상장 당일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은 32%로 평균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지만, 상장 후 3개월 뒤(66%)에는 이노스페이스(69%), 엑셀테라퓨틱스(74%)와 비슷한 수준의 오버행 물량이 대기 중이다.
특히 타 상장사보다 월등하게 많이 부여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감안하면, 토모큐브의 오버행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토모큐브의 증권신고서 제출일(8월 29일)까지 행사되지 않은 스톡옵션은 총 부여주식 135만주 중 96만주로, 발행 예정된 신주 물량을 감안하면 총 주식수의 약 7%에 달한다.
이 중 상장일부터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약 50만주를 유통 가능 물량에 포함시키면,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한 물량은 약 35%, 상장 후 3개월부터 유통 가능한 물량은 약 7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상장 당일까지 행사 및 거래 가능한 스톡옵션의 행사가가 토모큐브의 희망 공모가 밴드(1만900~1만3400)보다 한참 낮은 500~5000원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이들 주식의 대량 출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토모큐브 관계자는 "3개월 이후부터는 오버행 물량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전략적투자자(SI)인 한미사이언스 등이 자발적으로 1년 보호예수를 한 상태"라며 "인터베스트와 데일리파트너스 역시 토모큐브의 장기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 보호예수기간이 지나도 지분을 보유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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