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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부진에 CB·BW 상환 허리 휜다
이세정 기자
2024.09.03 06:30:18
③사모펀드 CB 상환 108억원 지출…BW 전환가 하락, 풋옵션 행사 부담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2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주류가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 이동하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변화의 위기를 맞았다. 전기차가 부상하면서 자동차 부품의 트렌드 전환은 수년 전부터 예고돼 왔다. 완성차 업체는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를 확대하며 전체적인 판매 감소를 상쇄하고 있다. 하지만 부품사의 경우 특정 완성차 업체에 매우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터라 외부 변화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태생적 한계를 가진다. 이에 딜사이트는 국내 상장 부품사들의 재무 현황과 추후 과제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출처=핸즈코퍼레이션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핸즈코퍼레이션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지 올해로 9년차를 맞은 가운데 주가가 풀리지 않는 과제로 남아 있다. 상장 직후부터 자동차 업황 부진으로 저조한 실적이 계속된 상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악재로 실적이 고꾸라진 영향이다.


하지만 핸즈코퍼레이션은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휠 시장 내 경쟁이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인 만큼 영업 정상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이유다.


◆상장 직후 돌발 변수 연속…공모가 대비 81.5% 하락한 주가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핸즈코퍼레이션은 지난 30일 2170원에 장을 마감했다. 8월 초 주가가 1930원까지 떨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13% 가량 올랐지만, 9년 전 공모가 1만2000원 대비해서는 82% 빠진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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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용 알루미늄 휠 생산업체인 핸즈코퍼레이션은 2016년 12월 상장했다. 상장으로 확보한 658억원 규모의 자금은 프리미엄 휠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에프터마켓(튜닝) 산업 활성화 등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데 투입될 계획이었다.


핸즈코퍼레이션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간 15.2%에 달하는 연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사업성을 입증한 만큼 순조롭게 상장을 진행했다. 하지만 핸즈코퍼레이션은 상장 첫날 시초가(1만800원) 대비 15.7% 빠진 9100원에 장을 마쳤는데, 국내 완성차 업계의 해외 실적 부진에 따른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핸즈코퍼레이션 주가 추이. (그래픽=이동훈 기자)

우하향 곡선을 그리던 핸즈코퍼레이션 주가는 2017년 말부터 조금씩 상승 기류를 탔다. 이 회사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모로코에 신규 공장을 설립한다는 이슈가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2018년 2월2일에는 역대 최고가인 1만2200원을 찍기도 했으나, 일시적인 흐름에 그치면서 쭉 내리막을 걸었다.


여기에 더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2021년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 인천 본사 공장 화재 등 악재가 연달아 발생하며 핸즈코퍼레이션 주가를 더욱 끌어 내렸다. 업황 악화가 지속된 데다 모로코 공장 가동 지연 이슈까지 겹치면서 이 회사 주가는 올 초 최저점(1900원)을 찍기도 했다.


◆ 사모펀드 시드PE, 엑시트 완료…분리형 BW, 풋옵션 부담


핸즈코퍼레이션 주가가 반등할 분위기를 보이지 않자 재무적 투자자(FI)인 사모펀드 시드프라이빗에쿼티(시드PE)는 결국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단행했다. 시드PE는 2020년 핸즈코퍼레이션이 발행한 10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CB)와 120억원의 상환전환우선주(RCPS)을 취득했다. 


시드PE가 확보한 CB와 RCPS의 최초 전환가액과 상환가액은 각각 9709원, 8140원이었다. 하지만 주가가 2000원대까지 추락하면서 주식 전환을 할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됐다. 결국 시드PE는 지난해 12월 CB 뿐 아니라 올해 7월 RCPS 상환까지 추가로 요구했다. 핸즈코퍼레이션은 CB를 갚으면서 총 108억원을 지출했다. 또 RCPS 상환 자금 96억원은 자사주 소각으로 충당했다.


문제는 핸즈코퍼레이션이 기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다. BW는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워런트)가 포함된 전환사채다. 이 회사 BW는 분리형이어서 사채와 별도로 워런트만 거래할 수 있는데, 주식 전환에 따른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승현창 핸즈코퍼레이션 회장(왼쪽에서 네번째)가 2016년 12월2일 코스피 시장 상장을 기념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핸즈코퍼레이션)

핸즈코퍼레이션은 화재가 난 공장에 새로운 설비를 도입하고 기존 채무를 갚기 위해 지난해 6월 2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하지만 BW 발행 결정 이후에도 주가가 계속 떨어지면서 총 발행 규모는 135억원으로 축소됐다. 3년 만기의 BW 행사가액은 3144원으로 확정됐다.


해당 BW는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항에 따라 총 네 차례의 가격 하락이 이뤄졌고, 현재 전환가액은 2578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특히 최저 조정가액은 2201원으로 더욱 떨어질 수 있다. 지난 29일 종가 기준 핸즈코퍼레이션 워런트의 가격은 324원이다. 만약 워런트를 행사할 경우 현 주가보다 비싼 주당 2902원(2578+324)을 주고 매입하게 되는 터라 손해를 보게 된다.


이렇다 보니 핸즈코퍼레이션 BW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발동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해당 BW 채권자들은 올해 12월15일부터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며, 이 경우 핸즈코퍼레이션은 원금과 이자를 돌려줘야 한다.


◆ 경쟁사 회생절차·중국산 기피 등 주가 회복 기대감


핸즈코퍼레이션은 영업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주가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휠 생산 업체 일부가 경영난으로 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일감 확보가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핸즈코퍼레이션은 최근 제너럴모터스(GM) 코리아로부터 총 4546억원 규모의 휠 공급 계약을 따냈다. 핸즈코퍼레이션이 완성차 업체와 체결하는 휠 계약은 향후 출시가 예정된 신차용이다. 때문에 계약 기간도 2~3년 뒤부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8월29일 따낸 896억원 규모의 계약의 경우 당장 올해 9월부터 공급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경쟁사 일감이 이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경쟁 완화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핸즈코퍼레이션은 저가 공세를 펼치던 중국 업체의 예측 불가능성 고조에 따라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핸즈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앞서 실시한 자사주 소각의 경우 RCPS 상환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지 않았다"며 "테마 형성이나 관심 유도성 공시 등 인위적인 움직임보다는 영업 실적 회복에 따라 자연스러운 주가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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