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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계열사별 조직슬림화 시동
김민기 기자
2024.09.05 08:15:12
SK키파운드리, SK넥실리스 등 실적 부진 계열사 희망퇴직 실시
이 기사는 2024년 08월 30일 09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빌딩의 모습. (제공=뉴스1)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SK가 지난해에 이어 올 하반기에도 계열사별로 임원 승진을 크게 줄이고 조직을 슬림화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SK키파운드리, SK넥실리스 등 일부 실적 부진 계열사의 경우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맥킨지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보고서가 나오면 가시적으로 인력감축에 나서는 계열사가 있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외 일부 비상경영을 선언한 기업들은 임원 연봉 동결, 자체 비용 줄이기 등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BCG은 당초 8월 전에 SK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과 사업구조 재편에 대한 전략 컨설팅을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다소 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컨설팅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SK측은 그룹 차원에서 인력감축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따로 또 같이'라는 고유의 경영 철학을 통해 각 계열사별 경영 판단에 따라 독립적으로 필요에 따라 인력 감축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취임한 뒤 SK 내부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 24년 만에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시켜 고강도 쇄신에 나섰고, 부서별로 회식비를 줄이는가 하면 임원들끼리 골프치는 내부 모임도 없애는 등 계열사 전반이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이미 희망퇴직에 들어간 계열사도 있다. SKC의 이차전지용 동박사업 투자에 나서고 있는 SK넥실리스는 지난 5월 5년 이상 근속한 전 직원이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지난 2020년 SK그룹에 인수된 이후 첫 희망퇴직이다. 25년 이상 직원은 통상 임금 24개월 어치를 받고 만 20년에서 만 25년 미만은 통상 임금 18개월치를 받는다. 만 15년에서 만 20년 미만은 16개월치, 만 10년에서 만 15년 미만은 14개월치. 만 5년에서 만 10년 미만 직원은 6개월치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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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자회사인 SK키파운드리도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받았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만 45세 이상 사무직, 만 40세 이상 전임직(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SK키파운드리가 주력하는 8인치 파운드리 시장은 올 상반기까지 누적된 재고 조정과 저가 제품 중심의 위탁생산이 지속돼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 SK하이닉스가 영업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운드리 자회사의 희망퇴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내 파운드리 회사 DB하이텍으로 직원 이직도 허용하기로 했다. 자연 감원을 통해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기 위한 조치다.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11번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내부 인력 전환 배치를 통한 인력 효율화 작업 등을 진행했다. 11번가는 만 35세 이상 5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8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며 확정자에게 4개월분의 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외 하반기 SK에코플랜트, SK온 등을 중심으로 한 다수 계열사들의 구조 개편을 통한 추가 슬림화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기업공개(IPO)를 위해 그룹 내 '알짜회사'로 꼽히는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편입한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도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다. 이 과정에서 조직 통폐합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가 계열사별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약 1000여명의 인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SK는 2014~2015년 약 2년 동안 전반적인 실적저조로 1000여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당시 SK네트웍스 100여명, SK커뮤니케이션 300여명, SK증권 200여명, SK텔레콤 350여명 등을 줄였고 최악의 실적을 낸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시스도 인력을 크게 줄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규 임원 승진을 최소화하고 정년을 앞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퇴직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인력 감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인 인력 슬림화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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