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신흥에스이씨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침체)에도 공장 증설을 멈추지 않고 있다. 오는 9월과 12월 가동을 목표로 울산 및 미국에 배터리 소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는 최대 매출처인 삼성SDI가 다른 배터리 업체와는 달리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이다. 시장에서는 캐즘에도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한 신흥에스이씨가 해당 공장을 바탕으로 외형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흥에스이씨는 이날 울산 반천산업단지 공장을 준공한다. 해당 공장은 오는 9월 가동할 예정으로 캡 어셈블리의 반제품 형태인 멀티 어셈블리를 생산한다. 이미 1, 2라인에서 시제품을 제작 중이다. 아울러 지난해 2월부터 건립 중인 미국 인디애나 신공장 역시 오는 12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두 공장이 순차적으로 생산에 나서는 이유는 공정이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울산 공장에서 멀티 어셈블리를 생산해 미국 공장에 보내면 현지에서 완제품임 캡 어셈블리를 만들어 고객사에 남품하는 형태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합작 공장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2월부터 미국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 건립에 나섰고, 4분기께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신흥에스이씨의 울산 및 미국 공장 모두 삼성SDI 합작공장 타임라인에 맞춰 건립되고 있는 셈이다.
신흥에스이씨는 1986년 삼성SDI 협력사로 등록된 후부터 지속적으로 협력을 강화해 왔다. 작년 말 기준 신흥에스이씨의 전체 매출 가운데 삼성SDI에서 95%가 발생했다. 국내에서는 삼성SDI에서만 생산하고 있는 중대형 각형 배터리 캡 어셈블리 및 캔 등을 신흥에스이씨가 도맡아 납품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신흥에스이씨의 울산 및 미국 공장이 제2의 성장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SDI가 전기차 캐즘과 별개로 중장기 성장을 위해 자본적지출(CAPEX)을 연기하지 않고 유지하기로 결정한 만큼 신흥에스이씨가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봐서다. 아울러 신흥에스이씨가 울산공장→미국공장→삼성SDI 합작공장으로 이어지는 원스톱 로드맵을 짜놓은 만큼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울산과 미국 신공장에서는 월 500만개의 제품이 생산될 예정"이라며 "두 공장 간 체계적인 생산과 운송 시스템을 통해 수요 물량의 증가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흥에스이씨도 생산 물량 증대를 기반으로 2027년까지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가장 큰 헝가리 법인과 더불어 미국 공장을 신흥에스이씨의 양대 생산기지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에 맞춰 미국 공장을 짓고 있다"며 "향후 캐즘이 지나간다면 미국 공장이 자사의 최대 규모인 헝가리 공장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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