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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분할 철회 후 재추진 암시?
신지하 기자
2024.08.12 07:00:22
신설법인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추후 분사 대비 밑작업인듯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8일 15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캡처=카카오맵)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코스닥 상장사 서진시스템이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사업부 인적분할 계획을 철회했다. 이는 현 상장 규정상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관련법상 올해는 사실상 분할이 불가능한 상태다. 다만 당초 신규법인 대표로 예정했던 인물을 사내이사로 선임한 것을 볼때 내년께 인적분할을 재추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서진시스템은 오는 9일 경기도 부천시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영대 서진베트남 법인장(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ESS 등 회사의 생산거점인 베트남 생산법인 운영·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서진시스템이 이 사장을 사내이사 후보자에 올린 것은 추후 ESS사업부 인적분할 계획의 재추진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앞서 서진시스템은 지난 5월8일 ESS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서진에너지시스템'이라는 신규법인을 만들겠다고 공시했다. 새로 분사한 법인으로 ESS사업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의도였다. 신설법인 대표로는 이 사장을 낙점했다. 당시 이 회사는 "ESS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시대를 맞아 수요가 증하는 추세"라며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기술과 가격, 품질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진시스템은 같은 달 13일 분할 결정을 철회했다. 서진에너지시스템 분사 후 본체인 서진시스템의 재상장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56조 제1항 제3호 아목'에 따르면 존속법인의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존속법인으로 남을 서진시스템에서 ESS사업부문을 분할하면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에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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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별도 기준 서진시스템의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은 108억원이다. 반면 신설법인의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은 111억원으로, 존속법인은 법인세비용차감전게속사업손실을 기록할 수밖에 없다. 해당 규정에 따라 서진시스템은 서진에너지시스템을 인적분할 후 재상장 절차를 원할히 추진하기 어렵게 됐을 뿐 아니라 자칫 상폐라는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판단에 서둘러 분할 계획을 번복했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서진시스템이 이 사장을 이사진에 합류시키려는 움직임을 두고 ESS사업부 분할 재추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 등 심사를 받는 지표는 '이사회 결의일이 속하는 사업연도의 직전 사업연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회사의 올해 사업실적 결산일(12월31일)까지는 분할 추진이 어렵기 때문에 그동안 이 사장을 통해 ESS사업부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등의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장욱 대신증권 연구원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장이 총괄 책임자로 있는 서진시스템 베트남 공장은 박닌성과 박장성 2곳에 있다. 이곳에서 ESS부터 통신·반도체·전기차 등 다양한 부품·장비를 생산한다. 박장공장 규모는 자사 13만평, 임대 3만평으로 현재 3만5000평을 추가 증설 중이다. 박닌공장 규모는 자가 12만평, 임대 2만평이다. 두 공장을 합쳐 30만평의 자가 공장 5만평의 임대 공장을 보유 중이다. 매출 생산능력(CAPA)은 2조원대 수준으로 추가적인 공장 증설도 예정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한 관계자는 "상장사는 인적분할 시 존속회사의 변경 상장 절차를 거쳐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기 마련"이라며 "서진시스템도 이 같은 방안을 시도했지만 분할 관련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사업연도 결산을 모두 마치치려면 상당 시간이 남은 만큼 관련 핵심 인물을 이사진에 포함시켜 추후 분할 시 이를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결국 존속법인의 사업 계속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인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익이 분사 후에도 이익으로 남으려면 현재 알짜인 ESS부문 외에도 다른 사업부문의 실적 개선 여부도 중요하다"며 "재무상 매출원가를 낮추고 운영비용을 효율화하는 고강도 작업도 올해 병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서진시스템 관계자는 "(ESS사업부) 인적분할 같은 것은 전혀 계획하고 있지 않은 상태"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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