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2018년 중국 더블스타 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이후 외형 성장세에 올라타며 재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실적 상승에 힘입어 '연 매출 4조5600억원 달성'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경영 목표도 내걸었다. 특히 2021년 정일택 대표가 제시한 '해외 생산 역량·고수익 타이어 비중 확대' 경영 전략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마중물 역할을 해내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차입 의존도가 시사하듯 금호타이어의 재무 기초 체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미완의 숙제도 뒤따르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실적 암흑기를 거쳐 그동안 이뤄낸 경영 성과와 함께 제2의 도약에 성공하기 위해 개선해야 할 과제들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금호타이어가 호실적으로 다져올린 재무 여력을 앞세워 해외법인 지원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베트남 등 주요 법인들을 대상으로 채무 지급보증은 물론 재무구조 개선 자금 조달에 나서며 해외 사업장 관리에 고삐를 조이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금호타이어가 지급을 보증한 '금호타이어 조지아(Kumho Tire Georgia)' 해외법인 채무 잔액은 18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2931억원 대비 35% 감소한 수치다.
금호타이어 조지아는 2008년 현지 생산공장 조성을 위해 설립됐다. '금호타이어 USA(Kumho Tire U.S.A, Inc.)'가 금호타이어 조지아와 함께 부동산임대업을 영위하는 '금호타이어 조지아 홀딩(Kumho Tire Georgia Holding)'을 거느리는 구조다. 조지아 타이어 생산공장은 2016년부터 가동 중이다.
금호타이어 조지아의 지급보증 잔액이 줄어든 이유는 금호타이어 지원 하에 재무 건정성 제고에 힘을 주고 있어서다. 금호타이어가 지난 4월 약 1514억원 규모의 금호타이어 USA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자금 조달 목적은 조지아 법인 채무 상환이다.
미국 법인이 최근 들어 성장세를 나타내는 점도 재무구조 개선에 호재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2023년 금호타이어 USA(금호타이어 조지아·조지아 홀딩 포함)는 8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8년 만에 깜짝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에 금호타이어는 베트남과 홍콩법인에도 지급 보증을 서는 등 모회사로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금호타이어 홍콩(Kumho Tire H.K.)은 베트남과 금호타이어 차이나(Kumho Tire China)의 지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 1분기 말 금호타이어 홍콩의 지급 보증 잔액은 1883억원으로 집계됐다.
금호타이어 베트남(Kumho Tire Vietnam)은 최근 2년 새 지급보증 규모가 확대됐는데 같은 시기 부채도 크게 뛰었다. 지난해 금호타이어 베트남 부채총계는 3671억원으로 전년 동기 2851억원 대비 29% 증가했다. 베트남 법인의 경우 2021년 3월 공장 증설 결정 이후 지난해 말 3년 여에 걸친 공사를 마친 바 있다.
금호타이어가 해외 사업장을 적극 지원하는 배경에는 실적 개선에 따른 자신감이 밑바탕으로 깔려 있다. 올 1분기 말 금호타이어 현금성 자산은 2668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1942억원과 비교해 37% 늘었다. 해외사업 호조 및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매출 비중 확대 등으로 경영 실적이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미국 법인 실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 법인은 지난해 금호타이어 해외 실적을 견인했던 베트남(당기순이익 585억원)을 수익성 면에서 단숨에 넘어섰다. 금호타이어는 미국·유럽 지역에서 고수익 제품군인 프리미엄 OE(신차용 타이어) 납품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미국 법인에서는 현지 완성차 업체와 협업해 OE 타이어를 개발 및 생산, 판매 중으로 RE타이어 영업도 전개한다"며 "미국 법인은 흑자 달성에 이어 실적 개선을 위한 고품질 타이어 개발 등의 활동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중국·미국·베트남 등 해외에 10개 판매법인과 13개 해외지사·사무소를 두고 있다. 중국과 미국, 베트남에서는 총 5개의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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