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이하 큐캐피탈)가 '나의 아저씨' 등 유명 드라마를 제작한 초록뱀미디어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지난 2021년 결성한 블라인드펀드를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며 이번 투자를 끝으로 해당 펀드는 모두 소진될 예정이다. 큐캐피탈은 올해 빠르게 신규 펀드를 조성해 투자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캐피탈은 내달 초 중으로 초록뱀미디어 인수를 위한 SPA를 체결할 계획이다. 거래 대상은 최대주주인 씨티프라퍼티가 보유하고 있는 초록뱀미디어 경영권 지분 39.3%다. 인수가는 1500억~2000억원 수준에서 책정될 예정으로 현재 10억원 안팎에서 최종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5월 진행한 초록뱀미디어 본입찰에서 큐캐피탈파트너스는 영화·드라마 제작사 아티스트유나이티드와 켁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등과 경합을 벌였다. 이어 6월 초록뱀미디어 매각 주관을 맡은 삼일PwC가 큐캐피탈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면서 이후달 가량 실사를 진행했다.
큐캐피탈은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분야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오랜 기간 이번 딜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큐캐피탈은 국내 PEF 운용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화·콘텐츠에 투자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지난 2017년 결성한 콘텐츠펀드 1호의 경우 영화 '기생충'과 '백두산', '엑시트' 등에 투자하며 내부수익률(IRR) 25%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록뱀 투자 재원은 15호 블라인드펀드 '2021큐씨피제15호(4067억원 규모)'를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해당 펀드는 지난 2021년 결성한 이후 큐캐피탈의 투자 주포로 활용하고 있다. 큐캐피탈은 '큐씨피제15호' 결성 직후 ▲SK에코플랜트 ▲야나두 ▲에어스메디컬 등에 투자했다. 최근에는 미국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문업체 루나에너지와 전력기자재 전문업체 우전기전 등에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투자를 끝으로 '큐씨피제15호'는 펀드 약정액을 전액 소진한다. 큐캐피탈은 올해 신규 블라인드펀드를 추가로 조성해 투자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현재 KDB산업은행(900억원)과 수출입은행(300억원) 출자사업의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면서 자금 모집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목표 결성액은 3000억~3500억원 규모다. 당초 올해 펀딩을 계획하진 않았지만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투자 환경이 좋을 것으로 전망해 펀드레이징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큐캐피탈 관계자는 "8월 초에 초록뱀미디어 인수를 위한 SPA를 체결할 예정이며 현재 5억~10억원 내외로 최종 인수 가격을 협상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를 끝으로 기존 15호 블라인드펀드 재원을 모두 소진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투자 환경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어 빠르게 신규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해 투자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1982년 벤처캐피탈(VC)로 출범한 큐캐피탈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를 거쳐 2009년부터 PEF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총 20개 가량의 펀드를 조성, 40여 건 이상의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골프장 큐로컨트리클럽(큐로CC)을 2900억원에 매각해 투자 원금 대비 2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삼일PwC 출신 황희연 대표가 6년째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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