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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삼성물산, 대전 터미널 둘러싼 소송전 왜?
이세정 기자
2024.07.24 06:31:13
공사 지연에 따른 배상금 청구…준공일 '연장 기간' 사전합의 여부가 관건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3일 15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 대전 메가 허브터미널 전경. (제공=한진)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한진이 대전 메가 허브 터미널(대전 터미널) 공사를 맡았던 삼성물산에 156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 터미널 준공일이 당초 양사가 합의한 기일보다 늦어진 영향으로 파악된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한진과 삼성물산이 공사 연장 '기간'에 대한 합의 여부가 될 전망이다.


23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한진은 올해 1월 삼성물산을 상대로 지체상금(공사 지연에 따른 배상금) 청구 소송을 냈다. 이제 막 1심 재판이 시작된 해당 소송은 이번 주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다.


◆2021년 7월 기공…원래 준공일 '22년 12월, 8개월 가량 연기


한진과 삼성물산의 인연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한진은 2020년 1월 기존 대전 허브 터미널을 메가 허브 터미널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70만박스 수준이던 일평균 처리 물량을 1.5배 이상인 260만박스로 늘리고,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을 14%에서 2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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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터미널의 경우 단일 건물이지만, 축구장 20개 크기에 해당하는 초대형 거점 물류센터였던 터라 사업비만 3000억원 넘게 책정됐다. 건축주인 한진은 최종 시공사로 삼성물산을 뽑았는데, 계열사 삼성전자의 국내외 물류센터 건설을 도맡았던 경험과 기술력이 부각된 결과였다.


한진은 2021년 7월 대전 터미널 기공식을 진행하며 2023년까지 완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시 기공식에는 삼성물산 건설 건축토목사업부장이던 최영우 전무(현 건설 CEO보좌역 부사장)이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사 기간은 예정보다 길어졌고, 실제 가동은 올해 1월부터 시작됐다.


한진 대전 터미널 완공이 미뤄진 배경으로는 준공 연기가 꼽힌다. 이 시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장기화 등 부정적인 대외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진과 삼성물산이 2021년 5월 계약한 내용에 따르면 대전 터미널 공사가 끝나는 기한은 2022년 12월까지였다. 하지만 실제 준공일은 2023년 10월31일이다.


◆지체상금 소송가액 156억, 3개월 미뤄진 셈…핵심은 '기간'


문제는 대전 터미널 완공이 늦어지면서 한진의 택배 시장 점유율 확대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점이다. 예컨대 한진이 애초 본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던 2023년은 팬데믹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활발하게 이뤄지던 때지만, 택배 물동량이 둔화된 올해 개장하면서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특히 한진이 대전 터미널 가동 시점에 맞춰 기 수주한 물동량을 맞추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현민 ㈜한진 사장(왼쪽 세 번째)과 노삼석 ㈜한진 대표이사 사장(다섯 번째), 최영우 삼성물산 사업부장(여덟 번째, 현 건설CEO 보좌역)이 2021년 7월 열린 ㈜한진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 터미널 신축공사 기공식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한진)

한진은 3개월 간 공사가 늦어진 데 따른 배상금을 청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체상금은 계약금과 지체상금율, 지체일수로 계산한다. 지체상금율은 사전에 조율한 비율이 적용되는데, 통상 민간공사는 0.1%다. 삼성물산이 수주한 한진 대전 터미널 기본도급액은 지난해 말 기준 1416억원이었고, 한진이 제기한 소송가액은 156억2600만원이다. 이 같은 수치를 기준으로 단순 추산할 때 약 110일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법정에서는 한진 측에서 준공 연기일이 8개월이나 소요될 것이라는 점을 사전에 인지했는지를 두고 공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도급계약서 상 준공일자를 한 차례 수정했는데, 한진이 공사 지연 부분에 대해 합의했다고 볼 수 있어서다. 다만 기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 양측 모두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아직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데다 민감한 사안이라는 이유에서다. 


한진 관계자는 "지체상금 소송을 제기한 것이 맞다"고 말을 아꼈으며,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 1심 소송이 진행 중으로, 재판 일정에 맞춰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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