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이번 합병은 정말 큰 변화라고 생각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큰 변화 없이 조직의 안정화 및 시너지 창출에만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1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관련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 같이 말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크게 변화하는 만큼 조직의 안정을 위해 당분간 인수합병(M&A)이나 조직개편 등의 내부 변화는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상규 사장은 "이번 합병은 미래의 큰 변화고 굉장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생각한다"며 "현재 조직끼리 시너지를 내고 안정화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변화를 추구하기에는 지금 시점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내부 임직원들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의 경우 잦은 조직개편 및 사업 방향성의 혼란으로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임직원들의 이탈이 이어지자 최대 1000만원 상당의 전기차 구매지원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역시 구성원들의 의견수렴 및 설명이 부족해 조직 내부에서 불만들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조직 구성 및 업무 변화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두 회사도 임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내부 안정화를 공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조직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SK이노베이션이 상장회사인 만큼 공시 법적요건을 맞춰야 해 구성원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SK E&S가 기존에 하고 있던 사업의 운영체계, 의사결정 구조 등을 큰 변화 없이 유지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상규 사장도 "합병의 특성상 이해관계자가 많다 보니 충분히 디테일한 설명을 하지 못한 것은 맞다"며 "이번 합병이 흡수합병이지만 SK E&S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너지 창출에만 집중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두 회사의 시너지를 위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방침이다. 아직 어떤 내용을 논의할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양사의 임원 및 실무진이 참석해 시너지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박상규 사장은 "당장의 양사간 화학적 결합은 어렵고 지금은 시너지 포인트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지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사내독립기업 방식으로 회사는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두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이 저평가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SK주주 입장에서는 합병 시점이 아쉽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박상규 사장은 "최근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기본적으로 자사가 올해 및 내년에 약속한 주당 2000원을 배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병은 타이밍이 중요한데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 차원에서 적기라 판단했다"며 "앞으로 시너지를 창출해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이뤄질 수 있게 더욱 노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양사는 SK E&S의 분할 상장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상규 사장은 "지금 당장 SK E&S 상장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SK E&S가 합병되면서 결집력, 역량이 훼손되지 않은 것"이라며 "어떠한 변화 없이 현재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