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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주매출 100%' 전진건설로봇, 시장 우려 극복할까
정동진 기자
2024.07.19 07:35:12
구주매출 높았던 기업, 상장 철회 또는 공모가 하회…"주주환원책으로 극복"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7일 06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진건설로봇 대표 제품 콘크리트 펌프카. (출처=전진건설로봇 홈페이지)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전진건설로봇이 공모주 전량(100%)을 구주매출로 채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과도한 구주매출을 결정했던 기업들이 공모 흥행에 실패하거나 상장을 철회한 전력이 있어서다. 이 같은 우려에 전진건설로봇은 성장성과 주주 환원정책 등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콘크리트 펌프카(CPC) 전문기업 전진건설로봇은 이번 IPO의 공모 주식을 모두 구주매출하기로 정했다. 최대주주인 특수목적회사(SPC) 모토렉스전진1호와 전진로봇건설이 각각 153만8825주씩 총 367만7650주다. 희망공모가 밴드는 1만3800~1만5700원,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전진건설로봇은 올해 하반기 IPO 시장에서 최고 기대주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1254억원이던 매출은 2022년 1400억원, 2023년 1580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2021년 181억원, 2022년 278억원, 2023년 329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0%를 넘겼다.


실적만 본다면 전진건설로봇의 IPO 흥행은 무난해 보인다. 하지만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이번 공모 구조가 IPO 흥행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기관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상장을 철회한 서울보증보험과 같은 구주매출 100% 구조인 탓이다.


통상적으로 구주매출이 많으면 상장을 통해 기업에 유입되는 자금이 적어 외형 확장 등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는 인식으로 인해 공모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근 IPO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공모 구조에 대한 적정성 역시 개인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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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공모주 중 75%를 현대차 일가인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지분을 구주매출로 구성했다가 기관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했다. 2022년 상장을 추진한 SK쉴더스 역시 공모 물량의 46%를 재무적 투자자(FI)인 맥쿼리자산운용의 구주매출로 설정했다가 결국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 밖에 에스엠상선, 시몬느 등도 구주매출 부담으로 인해 결국 상장 철회를 한 사례로 꼽힌다.


구주매출 비중인 커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주가가 신통치 않은 경우도 대다수다. 지난 2021년 공모 주식의 91%를 구주매출하며 상장한 케이카는 16일 종가 기준 공모가(2만5000원)보다 47% 하락한 1만3210원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해 50%의 구주매출 구조로 시장에 데뷔한 롯데렌탈은 상장 이후 단 한번도 공모가(5만9000원)를 회복하지 못하며 16일 종가 기준 3만1550원에 머물러 있다.


최근 공모주 중 50%를 사모펀드 KKR의 구주매출로 택한 HD현대마린의 경우 이례적으로 흥행에 성공했으나, 업계에서는 '공모주 광풍'이라고 불렸던 시장 분위기 덕을 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게다가 최근 이노스페이스와 엑셀세라퓨틱스 등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하회하며 공모주 열기가 다소 식는 분위기라는 점도 상장을 앞둔 전진건설로봇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눈길을 끄는 건 구주매출 외에도 모트렉스전진1호 지분 중 307만7650주(20%)와 전진건설로봇 자사주 83만8054주(5.5%)가 6개월만 의무보유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모트렉스전진1호의 경우 이번 구주매출을 통해 유입되는 212억원 중 20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쓸 예정이다. 하나은행·신협중앙회·하나카드 등으로부터 주식인수대출 명목으로 500억원을 차입했다. 이 때문에 추가 상환을 위해 지분을 추가로 매도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전진건설로봇은 구주매출의 절반이 자사주인 만큼 공모금 유입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신주 발행 없이 자사주를 판매하는 형태의 구주매출인 만큼 일종의 자사주 소각 효과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공모가 확정일(8월 7일)에 모트렉스로부터 무상 증여받는 76만8029(5.5%)의 지분을 주주환원에 쓸 계획인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한 상장 후 3년간 당기순이익 중 최소 50%를 배당하겠다고 나서면서 구주매출에 대한 우려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전진건설로봇 관계자는 "자사주 비율이 높은 편이다 보니, 신주 발행보다는 자사주를 구주매출해 신주 발행 효과를 내자고 판단했다"며 "모트렉스로부터 무상 증여받는 지분에 대해서는 아직 자사주 소각 등 상세한 계획은 없지만, 결국 주주에게 환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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