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3차원(3D) 납도포검사장비(SPI) 세계 1위 고영테크놀러지가 자동차 전장 및 서버, IoT관련 전방산업 불확실성 여파로 상반기 어려움을 겪었지만 하반기부터 인공지능(AI) 관련 검사 수요가 확대로 인한 실적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내년 초 뇌수술용 로봇이 미국 FDA 승인이 이뤄지면 밸류에이션 리레이팅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영은 인쇄회로기판(PCB) 표면에 실장형 부품을 장착하는 과정인 SMT(표면실장기술) 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을 3차원으로 측정해 검출하는 장비를 판매하고 있다. 기존 현미경과 2차원 검사장비 대비 속도와 정밀도를 혁신적으로 개선한 3차원 검사장비를 개발해 전 세계 3400여 개 고객사에 공급 중이다.
주요 제품군은 인쇄회로기판(PCB)의 납도포를 검사하는 3차원 납도포 상태 검사 장비(3D SPI), 부품 실장을 검사하는 3차원 자동광학검사장비(3D AOI), 기계 절삭가공 제품의 외관검사기(3D MOI), 투명 또는 반투명의 물질을 검사하는 투명체 검사장비(3D DPI) 등이 있다. 전자제품의 불량 대부분이 납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3D SPI는 인쇄 회로 기판(PCB) 표면의 납땜 상태를 검사한다. 3D SPI는 2006년부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0년 출시한 AOI는 2016년부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자리 수성하고 있다.
특히 3D AOI는 회로기판에 납이 도포된 이후 반도체 부품과 납도포를 모두 검사할 수 있는 장비다. 전기자동차(EV) 분야 후공정의 기구물과 PCB 결합 상태, 조립한 기판위에 방수 코팅 물질을 바르는데 그 코팅액이 얼마나 코팅됐는지 측정하는데 사용되면서 고영의 새로운 먹거리가 됐다. DPI 장비 역시 EV 시장에 이용된다. EV의 경우 전력 구동의 특성상 전장에 이물이나 수분 등이 틈입을 막기 위해 컨포멀코팅 공정을 반드시 거친다. 그 과정에서 투명체검사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 DPI가 필요하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고영도 직격탄을 맞아 매출이 감소해 실적이 저하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국내 주요 증권사는 고영이 올 2분기 566억원의 매출과 5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 중이다. 컨센서스가 부합하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영업이익은 74.2% 증가한다. 다만 이 회사가 2022년까지 매분기 매출 6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 안팎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전망치다.
시장에서 고영의 실적 개선세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이유는 2분기 역시 1분기와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봐서다. 앞서 1분기 이 회사는 스마트폰 산업의 투자회복세로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웠으나 자동차 전장과 사물인터넷(IoT) 투자 감소로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8% 감소한 22억원을 기록한 것은 자동차 전장 고객사의 투자 급감이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고영의 미국 자회사인 고영 아메리카(Koh Young America, Inc.)의 매출액은 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188억원 대비 31.4%나 감소했다. 아울러 유럽과 아시아도 같은 기간 매출액이 20% 가량 줄었는데 자동차전장 고객사의 투자 감소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아직 IT 수요 회복이 본격화 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AI 시장을 중심으로 조금씩 수요가 살아나면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반도체 검사장비인 젠스타(ZenStar)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수혜를 받으며 추가 수주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젠스타는 반도체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정에서 불량 검사로 생산 수율 향상을 돕는 장비다. 웨이퍼 상 실장된 볼(Ball)과 경면(거울과 같이 반짝이는 면) 부품을 검사하는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웨이퍼 레벨 패키징(WLP)은 스마트폰과 PC 등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구동하는 온 디바이스(On-Device) 인공지능의 시장 확대로 각광받는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생산을 확대하고, 어드밴스드 패키징도 본격화하면 고영 역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에는 CoWoS(Chip-on-Wafer-on-Substrate) 관련 반도체 공정 검사 솔루션 등에 대해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고객사가 CoWoS 방식을 사용하는 대만의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TSMC가 CoWoS 패키징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수혜도 기대되고 있다. 실제 TSMC는 2㎚ 공정노드 확대 등을 위해 내년에 320억~360억달러(약 44조1000억~49조6000억원)의 설비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예상치 대비 12.5~14.3% 늘어난 금액이다. TSMC는 대만 전역에 2㎚ 공정노드 기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을 최소 8개 구축할 예정으로,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고가인 ASML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에 대한 집중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뇌수술용 의료로봇(KYMERO)은 글로벌 진출이다. 카이메로는 국내 다수의 대형 병원에서 널리 활용되며 의료 로봇 부문에서도 정교한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에 미국 FDA 통과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내년 3~4월에 미국 FDA 승인을 받게 되면 2026년 매출 규모는 3000억원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추정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매출액 24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240억원으로 1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뇌수술용 의료로봇이 미국에서 판매되면 매출 성장성이 가속화되면서 벨류에이션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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