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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호 대표, 2대주주 급부상…지배력 변화 생기나
정동진 기자
2024.07.04 13:00:19
③3자배정 유상증자로 지분 확보…시장 일각서 임지윤 전 대표 엑시트 가능성 제기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2일 17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옵트론텍 주요 제품. (출처=옵트론텍 홈페이지)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광학부품 전문기업 '옵트론텍'이 최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대상자는 지난 5월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최상호 대표가 보유한 CHOISANGHO CORP이다. 유증 절차가 마무리되면 최 대표의 옵트론텍 지배력은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유상증자 배경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최 대표의 지배력이 최대주주인 임지윤 전 대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탓이다. 이 때문에 임 전 대표가 경영권을 처분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트론텍은 지난달 28일 41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대상자는 CHOISANGHO CORP다. 인수금액은 약 41억원, 발행예정신주는 총 134만4820주다.

눈길을 끄는 건 CHOISANGHO CORP의 최대주주가 옵트론텍 대표이사인 최상호 대표라는 점이다. CHOISANGHO CORP 지분 100%를 보유한 최 대표는 지난 5월 임 전 대표를 대신해 옵트론텍 대표로 신규 취임했다.


최 대표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를 인수하면, 증자 후 기준 총 주식의 약 4.7%의 지분을 소유하게 된다. 이는 현 최대주주인 임 전 대표(14.9%, 증자 후 기준)에 이어 가장 많은 지분 비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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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업계에서는 옵트론텍의 이번 유상증자가 다소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옵트론텍은 지난 10년간 임 전 대표의 백부(伯父)인 임주택 씨가 1% 내외의 지분을 소유했던 것을 제외하면, 개인주주 중 아무도 1% 이상의 지분을 가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 대표는 임 전 대표와 친인척 관계도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특수관계인을 통한 경영권 강화로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최 대표는 미국 국적 한국인으로, 노스스타 디벨롭먼트(NorthStar Development)를 거쳐 사인넷 시스템즈(Signet Systems), CSH CORP 등 미국 본토 기업들을 20년 이상 경영해 온 전문 경영인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옵트론텍의 유상증자를 단순하게 자본 확충 또는 최 대표의 지배력 강화로 해석하기 보다는 또 다른 의중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임 전 대표의 거취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는 임 전 대표가 이번 유상증자를 계기로 옵트론텍을 정리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임 대표와 옵트론텍 사이의 '늘어난 거리감'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회사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보였던 임 전 대표가 최 대표 신규 선임 이후 현재 회사 내에서 아무런 직책도 맡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임 전 대표는 지난 2005년 말 부친이자 옵트론텍의 선대회장이었던 고(故) 임명섭 전 대표의 자리를 물려받은 뒤 단 한번도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적이 없을 만큼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2014년에도 사내이사로 자리를 지켰고, 지난 2016년 홍사관 씨가 전문경영인으로써 대표이사직을 맡았을 때는 각자대표를 맡았다.

하지만 임 전 대표는 현재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이후 사내이사도 그만둔 상황이다. 딜사이트가 옵트론텍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본 결과, 임 전 대표는 사내이사를 사임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때문에 이번 공백은 이례적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임 전 대표가 과거 공격적으로 펼쳤던 투자들도 최근 눈에 띄게 정리되고 있어, 시장에서는 지난해 웰랑으로 일명 '투자 대박'을 터트렸던 임 전 대표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말 15곳, 취득원가 기준 320억원에 달했던 옵트론텍의 관계기업투자자산은 지난해 말 10곳, 21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실제 자산가치 역시 197억원 규모에서 61억원 규모로 절반 이하가 됐다. 


특히 임 전 대표가 엔씨트론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SPC인 티알에스에 대해 지난해 말 약 100억원의 손실충당금 이 설정되며 사실상 투자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옵트론텍은 지난해 말 티알에스에 대여해준 110억원 중 104억원을 손실충당금으로 설정했다. 티알에스로부터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투자 실패'라는 판단 하에 이를 제각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한 셈이다.


반면 옵트론텍의 '투자자산 구조조정'의 핵심으로 꼽히는 플루토스파트너스는 무난하게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어, 임 전 대표의 엑시트 가능성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4월 설립된 플루토스파트너스는 지난해 11월 옵트론텍으로부터 23억 규모의 채무보증을 제공받은 데 이어, 올 1월에는 49억원 규모의 신주를 양도하며 옵트론텍의 관계기업들을 흡수해가고 있다. 플루토스파트너스의 대표이사는 지난 2022~2023년 옵트론텍의 성장사업부에서 회계전문가로 근무했던 홍창일 씨다.


IB업계에서는 만약 최 대표가 옵트론텍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면, 어떤 방식을 택할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선택지는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옵트론텍이 현재 높은 부채비율로 신음하고 있는 만큼, 이번과 같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비율을 늘려가는 방식도 가능하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과거 조기 상환청구된 10~14회차 CB의 전환권을 최 대표가 행사할 수 있게 지정해 지분을 늘리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딜사이트는 옵트론텍과 임 전 대표에 답변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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