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KB증권이 올해 상반기 부채자본시장(DCM) 일반 회사채 대표주관 순위에서 1위를 지켜냈다. 상반기에만 11건의 단독 주관 수임 실적을 따내면서 2·3위와 격차를 크게 벌렸다.
KB증권이 부동의 1위를 기록한 가운데 2위 자리를 두고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각축전이 벌어졌다. 그 결과, NH투자증권이 2위 자리를 탈환하면서 한국투자증권은 3위로 미끄러졌다. 올해 1분기 한국투자증권이 단독 주관했던 ㈜SK 회사채 발행을 2분기에 NH투자증권이 단독 수임하면서 희비를 가른 결정적인 요인으로 풀이된다.
◆'전통 강자' KB證, 선두 유지…단독 딜 수임 '11건·2조550억'
1일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8조133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대표주관 실적을 기록, DCM부문 1위를 차지했다. 전년동기(6조5260억원)와 비교해 24.6% 늘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실적(8조8800억원)의 91.6%를 달성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는 공모 수요예측을 거쳐 올해 상반기 내 발행이 이뤄진 일반 회사채(여신전문채권·자산유동화증권 ·신종자본증권 제외) 기준이다.
KB증권의 이같은 성과는 단독주관 딜 수임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KB증권의 올해 상반기 단독주관 건수는 총 11건으로, 2조550억원 규모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9900억원(7건)과 비교해 107.6% 늘어난 수치이다.
KB증권은 올해 2분기에만 키움증권(3000억원)과 한국자산신탁(1000억원), 제주은행(1000억원), 대상홀딩스(700억원) 등 총 4건의 단독 주관을 따내며 5700억원의 실적을 챙겼다.
올해 상반기 KB증권의 최대 고객사는 한화그룹이었다. 한화그룹 계열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한화투자증권(3000억원)을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이스(2334억원), ㈜한화(1667억원), 한화시스템(833억원), 한화에너지(667억원) 등 8500억원 규모의 대표주관 실적을 쌓았다. 이는 올해 상반기 대표주관 실적의 10.5% 수준에 달한다.
◆NH ·한국투자證, 3600억 ㈜SK 단독주관으로 '희비'
올해 상반기 DCM 대표주관 부문 2위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인 끝에 NH투자증권(6조2400억원)이 차지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6조2050억원)과의 격차는 불과 350억원 수준이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간 7조6781억원의 주관 실적을 기록하며 2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에 한국투자증권에 자리를 내줬다. 한국투자증권이 ㈜SK와 SK매직의 단독 주관 딜을 따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2분기 ㈜SK가 두 번째 회사채 발행의 단독 주관 기회를 NH투자증권에 제공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NH투자증권이 ㈜SK 외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800억원)의 회사채 발행 업무를 단독 주관한 영향도 컸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LG와 SK, 한화, 롯데, 현대 등 굵직한 대기업 그룹사 딜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LG그룹의 ▲LG에너지솔루션(2667억원) ▲LG화학(2000억원) ▲LG유플러스(950억원) ▲LG이노텍(750억원) ▲팜한농(500억원) ▲LG헬로비전(340억원) 등 LG그룹 발행 물량을 모두 따내면서 7200억원 규모의 실적을 올렸다. 한화그룹의 경우에도 KB증권이 단독 주관한 한화투자증권 회사채 발행을 제외하면 ▲한화에너지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 ▲한화시스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회사채 딜에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눈길을 끄는 건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와 달리 2분기에 단 한 건의 단독 주관을 맡지 못했다는 점이다. NH투자증권이 2분기에 분발하면서 주관 실적을 늘리기도 했지만 한국투자증권이 1분기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한 점도 두 회사 간 희비가 엇갈린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두 증권사의 주관 실적 차이가 350억원에 불과한 만큼, 올해 하반기 순위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투자證, 아직 격차 큰 4위…SK證, SK그룹과 파트너십 지속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주관실적 5조5424억원을 기록하면서 4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총 77건의 발행 주관에 참여했다. 3위 한국투자증권과 비교하면 6600억원가량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신한투자증권도 올해 1분기 콘텐트리중앙(690억원)의 딜 외에 별다른 단독 주관 성과를 올리지 못한 탓이다.
다만 올해 2분기 주관 실적만 보면, 신한투자증권은 1조5050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1조7065억원)과 비등한 성적을 거두면서 올해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SK증권은 올해 상반기 3조1780억원의 실적을 쌓으며 5위를 차지했다. SK그룹과의 남다른 파트너십이 돋보였다. SK증권은 올 상반기 ▲SK하이닉스 ▲SK E&S ▲SK텔레콤 등 16곳의 SK 계열사의 딜에 참여, 1조9300억원의 주관 실적을 쌓았다.
SK증권에 이어 미래에셋증권이 2조4335억원으로 6위를 차지했다. 최대 고객사는 LG그룹으로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G유플러스, LG이노텍, LG헬로비전 등의 회사채 발행 주관으로만 6700억원 규모의 실적을 올렸다. 이어 삼성증권이 2조2753억원,, 키움증권이 1조6104억원으로 각각 7위와 8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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