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롯데카드가 정례적으로 상·하반기에 각각 열어왔던 경영전략회의를 올해 한 차례로 축소했다.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세워놓은 사업 방향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만큼 전사적인 회의를 반복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 보수적인 금융사 조직문화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 업무 효율성을 추구하는 조좌진식(式) 경영 개선의 대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올해 예정됐던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과거의 경우 매해 6월부터 전사적인 준비과정을 거쳐 7월 초중반 회의를 개최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세웠던 기존의 전략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회의를 없애고 대신 실질적인 실행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롯데카드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없앤 것은 올해가 2년째다. 일반적으로 상·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연간 사업 방향성 및 전략을 구축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연말에 열리는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만 진행하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연초 전략이 그대로 진행되는 만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가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행보는 롯데카드가 내부적으로 지속하고 있는 조직문화의 효율성과 유연성 강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조직문화 변화는 2020년 조좌진 대표가 취임한 후 강조해 온 사안 중 하나다. 불필요한 회의 및 보고 체계를 없애거나 최대한 간소화하고 수평적인 소통방식을 정착시켜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조 대표 취임 이후 시행하고 있는 '먼슬리 리포트'는 수평적 소통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먼슬리 리포트는 매달 초 전체 임원이 오프라인 회의 대신 사내 메신저를 통해 조 대표에게 주요 사안을 보고하는 체계다. 과거의 수치 위주가 아닌 전략 위주로 부서별 현안을 정리, 공유하며 실시간 댓글을 통해 빠른 피드백 및 부서 간 토의가 진행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오픈된 디지털 토의 방식이라 내용의 투명성도 확보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임직원들의 휴무 보장도 과거보다 강화됐다. 일례로 임원·팀장급 부서장이 두 달마다 휴무를 사용토록 하는 '로카업데이'를 지난 2022년 9월부터 시행 중이다. 부서장들의 재충전 시간을 보장하는 한편 팀원들에게는 업무를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롯데카드는 올해 하반기 역시 연초 경영전략 목표로 세웠던 '로카 페이즈2(LOCA Phase2)' 추진을 기본 방향으로 삼고 사업을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여전히 불안정한 외부환경을 고려해 리스크관리 및 비용효율화 등을 통한 내실 강화도 추진한다. 신종자본증권 추가 발행 및 고금리 회사채 차환 계획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선제적으로 추진했던 조직개편도 효율적인 경영전략 수립 및 추진에 더욱 힘을 보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0월 기존 6개본부(△경영전략본부 △마케팅본부 △영업본부 △디지로카(Digi-LOCA)본부 △금융사업본부 △리스크관리본부) 체제를 7개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전략 방향 제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존 경영전략본부를 전략본부와 경영관리본부로 이원화했다. 이를 통해 올해부터 실질적인 디지털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바탕을 완성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