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스타트업 팟캐스트 '쫄지 말고 투자하라'의 열한 번째 시즌이 막을 내렸다. 일명 쫄투가 이번 시즌까지 약 15년 동안 매주 수요일 모여 촬영한 횟수만 600회에 이른다. 국내 스타트업이 스스로를 알리고 조언을 얻어가는, 결과적으로 투자 유치의 물꼬를 터준 쫄투의 시즌11 마지막 방송 현장을 최근 방문했다.
저녁식사 후 도착한 쫄투의 촬영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원의 '마루180'에 마련된 작은 스튜디오다. 아담한 방을 세 개의 벽이 둘러싸고 있으며 벽돌과 선반으로 여백을 채웠다. 선반에는 15년 동안의 노력을 고스란히 담아낸 것처럼 보이는 상패와 상장 여러 개가 자리하고 있다.
쫄투는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와 이 대표, 홍 전 대표 3인이 진행하는 국내 유일의 스타트업 토크쇼로 2011년 첫 방송을 시작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600여개에 이르는 스타트업을 시장에 소개하며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때 유니콘기업 등극이 기대됐던 직방의 안성우 대표가 7년 전 출연했다. 직방은 방송 이후 현재까지 20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했다. 시간을 더 거슬러 11년 전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가 출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약 5년 전 회사 경영권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5조원에 넘기는 '잭팟'을 터뜨렸다.
녹화에 앞서 이희우 한림대기술지주 대표와 홍준 전 중고나라 대표와 인사를 나눴다. 시즌11 40번째 방송은 두 사람이 진행할 예정이었다. 반갑게 맞아준 이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15년 동안 이어질 줄 몰랐다"며 "모두 나이가 들어서 마지막 시즌, 마지막 방송이 될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쫄투의 촬영은 매주 수요일 오후 9시에 시작한다. 시즌 마지막 촬영이기에 홍 전 대표의 부인과 어린 아들이 함께 참관했다. 이번 녹화엔 법률자문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박선춘 씨지인사이드 대표가 출연해 회사에 대해 소개하고 검증하는 시간을 가졌다.

방송을 시작하자 이 대표와 홍 대표는 박 대표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아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AI 솔루션이 가질 수 있는 기술적 한계를 지적하는 예리한 질문이 나왔고 박 대표는 국내 정상급 기술력을 갖춘 임직원에 대한 자부심으로 답변을 갈음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쫄투는 이번 시즌 총 40회를 방송하며 39명의 스타트업 경영자들을 출연시켰다. 이들은 회사가 가진 비전과 경쟁력을 설명하고 검증하는 자리를 가졌다. 방송 시점 이후 기록한 조회수는 1만1355회,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금액은 총 594억원이다.
이번 시즌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한 회사는 뤼튼테크놀로지스다. 이번달 250억원을 시리즈B 투자로 유치했고 여기에 캡스톤파트너스와 IBK기업은행, 제트벤처캐피탈, BRV캐피탈매니지먼트 등이 참여했다.
촬영 직전 마지막 시즌임을 농담 삼아 언급했던 홍 전 대표는 촬영을 마치고 "시즌12 역시 진행할 예정"이라며 쫄투 종료에 대한 본인의 발언을 유쾌하게 뒤집었다. 그러면서 "휴식기 동안 세부적인 계획을 고민하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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