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국내 1세대 직판 여행사인 참좋은여행이 사상 최대 1분기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은 되레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참좋은여행이 일시적으로 재무 운용 전략을 바꿨다는 점에 주목한다. 기존에는 보수적인 비용 지출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췄으나, 최근 여행업 회복세에 맞춰 인건비와 광고비 집행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어서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반비례한 수익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참좋은여행은 올 1분기 별도기준 매출 231억원과 영업이익 12억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57.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33.4% 감소한 숫자다. 다만 같은 기간 순이익은 소폭(0.7%) 늘어난 18억원으로 집계됐다.
참좋은여행의 이 같은 성적표는 외형·내실 동반 성장을 일군 타 여행사와는 차이가 있다. 예컨대 국내 여행사들은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매출을 키웠다. 특히 여행 트렌드가 '가성비'에서 '고품격'으로 변화했고, 고마진 상품 판매 비중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익 체력이 높아졌다.
매출 부문에서는 참좋은여행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참좋은여행의 지난해 말 기준 연간 매출은 687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21억원을 10% 이상 초과했다. 아울러 올 1분기 매출의 경우 2019년 1분기(161억원)의 143%를 달성했으며, 참좋은여행의 역대 최대 1분기 실적인 2016년 215억원보다도 16억원 더 많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타 여행사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세 자릿수 비율의 성장세를 기록한 점과 대비된다. 더군다나 참좋은여행이 그동안 철저하게 비용을 통제해 왔던 만큼 다소 의아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광고선전비 등 비용지출 부담 가중…공격적 마케팅 영향
참좋은여행 영업이익이 축소된 가장 큰 요인으로는 각종 비용 지출이 증가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참좋은여행은 매출 대비 영업비용이 차지하는 비율(비용율)을 매년 70%대로 유지해 왔다. 팬데믹 기간에는 매출이 급감하고 영업손실로 전환하면서 비용율이 470%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타 사의 경우 해당 비율이 2000% 가까이 올랐다는 점과 비교하면 매우 효과적으로 비용을 통제했다.

엔데믹 전환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1분기에는 혹독한 비용절감 끝에 비용율을 87.8%으로 축소시켰고, 12.2%의 영업이익률을 냈다. 이 기간 상장 여행사 4곳의 평균 이익률은 10%를 밑돌았다. 하지만 올 1분기의 경우 영업비용으로 무려 70% 급증한 219억원을 지출했다. 이에 따라 비용율도 94.8%로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 상승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참좋은여행이 광고선전비 계정으로 약 30억원을 소요했다는 점이다. 이는 전년 동기(17억원)보다 78% 성장한 금액이다. 이 회사가 올 1분기에 6년 만에 TV CF를 제작, 케이블 채널과 유튜브 등에 송출한 것은 공격적인 비용 집행 사례로 볼 수 있다. 급여와 복리후생비 항목도 각각 32.3%, 43.6%씩 늘었다. 참좋은여행은 팬데믹 기간 감축된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신규 직원을 계속해서 채용했다.
여기에 더해 여행업 회복에 따른 판매수수료가 75.5% 가량 늘어난 점은 수익성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환율 강세에 따른 항공권 원가 부담은 165.7% 확대됐다.
◆전방위 영업력 확대, 외형 성장 집중…시장 지위 강화
참좋은여행은 여행업황 완전 정상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다는 데 방점을 찍겠다는 것. 실제 참좋은여행의 올해 연간 실적 목표는 2019년 매출(621억원)의 120%인 약 745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창립 이래 최대치인데, 지난해 연 매출인 687억원(연결기준)보다 약 58억원 가량을 더 벌어야 한다.
먼저 참좋은여행은 목표 달성을 위해 주력인 '유럽 패키지' 상품을 강화할 계획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항공료 인상 등의 여파로 유럽 패키지 여행 시장은 아직 100%의 회복세를 보이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올해 2분기부터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노선별 공급석 확보와 현지 파트너 서비스 점검 등 철저한 대응에 나선다.

새 먹거리로 뛰어든 크루즈 사업에도 집중한다. 이달 26일 첫 출발하는 코스타 세레나호 일본 크루즈는 500객실, 1000석의 하드 블록을 받았는데 완판됐다. 참좋은여행은 테마팀 내 크루즈 담당을 따로 두고, 연말까지 총 7종의 상품을 판매한다. 추후 실적에 따라서는 정식 영업팀으로 승격시킬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는 B2B 항공권 사업을 개시하는데, BSP(항공 여객 판매대금 정산제도) 발권 순위 4~5위를 목표로 한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올해 영업 강화와 함께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 고객서비스(CS)"라며 "CS 담당부서를 강화했을 뿐더러 현지에 긴급 예산 집행권을 부여해 고객 불만을 원천에 방지하고 있다. 또 모든 불만 의견을 본부장이 직접 검토한 뒤 대표이사에게 보고하는 등 철저하게 관리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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