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마크로젠 현금유동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출 정체와 비용 증가로 내실이 악화된 상황에서 송도글로벌지놈센터 등 연이은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까닭이다. 다만 마크로젠 측은 기존 시설 매각과 은행 차입 등을 통해 유동자금을 차질 없이 조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마크로젠은 올 4월 아시아 최대 규모 유전체 빅데이터 허브 '송도글로벌지놈센터' 착공식을 진행했다. 송도글로벌지놈센터 설립을 통해 전 세계적인 유전자 분석 검사 수요 증가세에 발맞추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기존 시설을 송도바이오클러스터로 확장 이전해 급변하는 유전체시장에 맞는 우수인력 확보와 성장을 목표로 한다.
송도글로벌지놈센터는 연면적 5700평의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의 건물로, 송도첨단산업클러스터 내 6017㎡ 부지에 위치한다. 서울에 위치한 마크로젠가산지놈센터가 송도글로벌지놈센터로 확장 이전돼 통합 운영되며 기존 유전체 분석 설비외 의료 및 헬스케어 연계 플랫폼 개발센터, 물류 통합 관리시설, 직원 복지 공간 등을 마련해 기능성과 복지 향상을 도모한다.
마크로젠은 올 하반기 세종캠퍼스 완공도 앞두고 있다. 기존 대전지놈센터를 세종캠퍼스로 이전하고 국내 중부권 이남지역 거점의 영업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송도글로벌지놈센터과 세종캠퍼스 건립에 소요되는 자금은 각각 380억원, 187억원이다. 세종캠퍼스의 경우 2022년과 2023년 총 66억원이 투입돼 올해 약 121억원이 추가로 소요될 전망이다.
문제는 투자는 이어지는데 회사의 외형과 내실은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마크로젠 매출은 1328억원으로 전년 대비 4.2%(58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3억원에서 마이너스(-) 4억원으로 적자전환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67억원으로 2년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회사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도 2022년 108억원에서 작년 48억원으로 55.7%(60억원) 줄었다.
올해 상황도 녹록하지 않다. 올해 1분기 이 회사 매출은 3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18억원)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억원에서 -12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15억원에서 -21억원으로 악화됐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도 매년 줄어드는 상황이다. 2021년 608억원에 달하던 현금성자산은 2022년 479억원, 2023년 253억으로 급감했으며 올 1분기엔 183억원에 머물렀다. 반면 작년 말 94억원이던 단기차입금은 1분기 143억원으로 52.3%(49억원) 급증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마크로젠의 현금창출능력 대비 과도한 투자에 따른 현금유동성 약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외형 성장과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회사 자금 사정에 맞는 규모로 이뤄져야 한다"며 "회사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시에 과도한 투자를 진행할 경우 현금유동성 이슈가 휘말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송도글로벌지놈센터 건립은 사내 유보금 및 가산지놈센터 매각대금, 은행 차입 등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올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축소 영향이 실적에 반영됐다. 내년에는 다시 R&D 예산 확대가 예정된 만큼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위스, 영국, 독일 등 12곳 이상의 시장으로 영업망을 확충하고 글로벌 지놈센터 본격 가동으로 실적 확대에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건강관리 플랫폼 젠톡에 유전자검사에 이은 장내 미생물 분석 검사를 최근 추가한 한편 다양한 산업군에서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 직접 신청(DTC) 서비스 대중화 노력을 지속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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