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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사업구조 변화 無, 대형 M&A 절실
김민기 기자
2024.02.19 08:17:35
②미래 짊어질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 필요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18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9일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말레이시아 스름반(Seremban)을 찾아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고 삼성전자가 12일 밝혔다. 사진은 이 회장이 말레이시아 스름반 SDI 생산법인 1공장을 둘러보는 모습. (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업구조가 변한 게 없습니다. TV나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들어가면서 반도체 적자를 메워줄 사업이 없습니다. 성장동력을 가진 새로운 사업이 필요합니다."(재계 관계자)


삼성전자가 새로운 성장 동력과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서는 대형 M&A(인수합병)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2015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기업 총수 역할을 본격적으로 맡고 난 이후 약 10년 동안 사업구조가 큰 변화 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스마트폰이나 TV의 글로벌 시장이 호황일 때는 반도체 사업이 어려웠을 때도 구멍 난 실적을 메워줬다. 스마트폰이나 TV·가전 시장이 어려울 땐 반도체가 실적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엔 반도체 적자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되고, TV와 가전도 모멘텀이 사라지면서 삼성전자에 실적을 이끌어줄 '신성장 동력'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이 회계부정 혐의와 관련한 1심에서 지난 5일 무죄 선고를 받아 사법리스크를 덜어내면서 삼성그룹의 M&A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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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대형 M&A는 오랜 숙원이다. 스마트폰·반도체·가전의 삼각편대를 넘어서는 완전히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이 있었지만 10년 째 결실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 1월 CES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삼성의 리더십 강화를 위한 대형 M&A는 착실히 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계획이 나오지 않을까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삼성의 신사업 시계는 2010년 발표한 바이오, 전기차 배터리,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 이후로 멈춰 있다. 2017년 독일 전장·오디오 기업인 하만 인수 이후 대규모 M&A도 끊긴 상태다.


특히 반도체 업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휘청거리고, 글로벌 빅테크들이 새로운 사업을 찾는 동안 삼성전자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자업계를 호령하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도 PC에서 모바일로 변하는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한 순간에 '종이 호랑이'로 전락한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 MS는 세계 최대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으로 떠오르고 지난해 275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MS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오픈AI에 선제적인 투자를 감행해 기술 주도권을 쥐는 데 성공했다. 지금은 애플과 시총 1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소니도 '워크맨'을 버리고 게임과 음악·영화 등 문화 사업 위주로 눈길을 돌리면서 반등했다. 지난해 소니는 24년 만에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하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 단기간에 괄목할 성과를 내고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IT 시장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대형 M&A 등을 통한 새로운 사업구조 개편이 중요하는 분석이다. 특히 주력분야인 반도체 분야 기업 중 TSMC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M&A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총수의 사법리스크 속 빅딜이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삼성전자의 위시리스트에는 반도체 설계 기업 ARM,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 시스템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 등 반도체 분야 기업들이 꾸준히 올랐었다. 아예 파운드리 회사를 인수하는 것도 방법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매년 수십조원의 시설투자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기존 파운드리 업체를 인수해 점유율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라며 "레거시 파운드리 업체를 인수하면 고객사도 같이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꾸준히 관심을 보이는 '로봇' 분야도 후보군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99%를 사들이고 지분을 59.94%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매수청구권) 계약도 맺었다. 공장 자동화를 위한 로봇 사업 확대도 기대된다.


AI나 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21년 국내 보툴리늄톡신 1위 업체인 휴젤이 매물로 나왔을 땐 삼성물산을 통해 인수전 참여를 검토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바이오젠 바이오시밀러 사업부 인수전에 출사표를 내기도 했다.


특히 이 회장이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바이오 분야에서 무죄 판결 이후 첫 M&A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MSD, 노바티스, 사노피 등 글로벌제약사도 올해 1월에만 8건에 달하는 빅딜을 진행했다. 무죄 판결 이후 국내 첫 방문지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인 것도 이 회장이 바이오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파른 성장은 선제적 투자 결단과 과감하고 지속적인 육성 노력이 만들어낸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바이오 분야에서 미래 기술에 선제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형 M&A를 위해서는 사업지원TF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사업지원TF는 업종 및 계열사와 상관없이 삼성그룹 전반의 주요 M&A를 총괄하는 조직이다. 소규모 M&A는 각 계열사의 기획팀이 주관하더라도 3000억원 이상의 중대형 거래나 계열사간 조율이 필요한 거래는 사업지원TF의 정현호 부회장과 임병일 부사장이 총괄한다.


최근 대형 M&A의 경우 반도체 기업은 자국의 기술 유출로 인해 인수가 쉽지 않고, 괜찮은 매물들은 몸값이 올라 인수하기가 쉽지 않다. 또 사업구조 개선을 위한 조단위 매출을 내는 기업은 M&A가 진행되는 데만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이에 삼성SDI 이사회 의장을 맡던 전영현 부회장이 초대 단장으로 선임된 미래사업기획단 역시 미래 먹거리 발굴이라는 중책이 부여된 만큼 삼성이 향후 추진할 M&A에도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김승현 회장의 과감한 M&A 결단으로 방산·에너지, 금융, 유통 등의 사업구조를 만들어내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과거 고 이건희 선대 회장이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면서 지금의 삼성을 만든 것처럼 이재용 회장도 새로운 미래 먹거리 개발을 위해 과감한 M&A 결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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