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수장이 바뀐 롯데물산이 올해 글로벌 종합 부동산 회사로 탈바꿈하기 위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롯데물산 신임 대표로 선임된 장재훈 대표는 20년이 넘는 상업용 부동산 관리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향후 국내외 자산관리(PM) 역량에 집중할 전망이다.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장재훈 전 JLL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초 롯데물산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장재훈 신임 대표는 롯데 인사가 아닌 외부 전문가로 영입된 인사라는 점에서 주목받는 인물이다. 장 대표는 오는 2월부터 롯데물산 공식 대표로 취임할 예정이다.
장 신임 대표는 미국 WIT대학에서 건축학 학사와 미국 콜럼비아 대학에서 부동산 석사를 취득한 후 1995년 미국 보스턴에서 건축가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인물이다. 2013년 JLL코리아 자산관리 사업부, 매입매각 자문을 총괄한 뒤 2018년 한국인 최초로 JLL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았다.
업계에서는 장 대표가 오랜 기간 국내외 부동산 서비스 전문가로 활동한 만큼 롯데물산의 사업 방향이 보다 뚜렷해지고 확장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롯데물산은 롯데그룹의 주요 자산을 개발·운영하는 부동산 관리 회사로, 지난해 9월 기준 롯데월드타워 외 12개 사업장(연면적 55만평)을 관리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임대매출 비중이 73.4%에 달한다.
다만 관리 자산 중 롯데월드타워·몰의 비중이 커 포트폴리오가 편중돼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장재훈 신임 대표가 취임하면 해외 부동산을 중심으로 자산관리 서비스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대표적으로 베트남과 미국 시장을 거론한다. 베트남은 성장성이 큰 시장으로 롯데그룹이 역점을 두고 공략하고 있는 곳이다. 롯데물산은 초고층 복합시설인 '롯데센터 하노이'와 복합쇼핑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각각의 운영 법인을 통해 운영하고 있다. 롯데센터 하노이는 코랄리스 베트남(Coralis Vietnam),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LOTTE P&D Vietnam(롯데P&D)와 운영 계약을 맺고 관리 중이다.
롯데그룹이 향후 베트남에 1~2개의 대형 복합시설을 추가로 짓는 계획을 갖고 있는 데다 다른 동남아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는 만큼 롯데물산의 부동산 관리 역량이 보다 요구될 전망이다. 향후 해외 우량 임차인 확보와 임대차 유지 관리 등 부동산 운영 노하우와 관련해 장 대표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롯데물산이 해외 부동산 운영 사업에 대해 주로 외주를 줬었는데, 앞으로는 신규 운영법인이 이를 주도적으로 전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롯데물산이 미국 오피스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최근 미국 오피스 시장은 공실률이 20%에 달하며 침체기를 맞고 있다. 오피스 매입매각과 공실률 관리 등에 특화된 JLL 근무 경험을 살려 새로운 시장 확장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장 대표가 미국에서 공부했고 JLL에서 10년간 몸담은 만큼 해외 네트워크도 상당히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살려 미국 주요 오피스 자산의 공실 해소와 우량 임차인 유치 등 미국 부동산 자산관리 사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물산이 향후 자산 유동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보유 자산을 담보로 유동성을 확보하거나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관계사인 롯데칠성음료가 보유한 서초동 부지 및 롯데웰푸드 영등포공장 부지를 활용한 유동성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계열사 발 유동성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전망이 있다"며 "과거 롯데물산이 계열사 유동성 지원에 나섰던 만큼 향후 자산 유동화를 통해 그룹의 위기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