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바이오디젤 제조사 디에스단석(옛 단석산업)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기업공개(IPO) 성사에 팔을 걷어 올렸다. 구주매출과 보호예수를 활용해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 등 공모 변수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 후 주가 흐름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IPO 일정에 돌입하는 만큼, 공모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인 디에스단석은 오는 27일부터 기업설명회(IR) 일정에 돌입한다. 이후 내달 5~11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은 122만주(신주 80만주, 구주 42만주)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7만9000~8만9000원이다. 같은 달 14~15일 일반 공모청약을 거쳐 연내 상장이 목표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사다.
구주는 2대 주주인 스톤브릿지캐피탈(스톤브릿지)이 내놓는다. 구주매각 후 스톤브릿지 지분율은 29.83%에서 18.6%로 낮아진다. 스톤브릿지는 지난 2021년 '스톤브릿지에코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를 통해 약 8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디에스단석 기업가치를 1900억원 안팎으로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구주매출은 내부사정을 잘 아는 주주가 보유 주식을 공모가에 매각한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요소로 지목된다. 회사 몸값이 최고조로 달해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선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모자금이 회사 성장 대신 기존주주에게 흘러간다는 것도 부담을 높인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구주매출이 디에스단석 공모에 미치는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구주매출로 상장 후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해야 하는 FI 지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규모 주식 유통으로 주가 불확실성을 키우는 오버행 이슈를 해소한 점을 높게 평가하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디에스단석의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 비중은 24.06%에 불과하다. 올해 하반기 IPO 기업 평균(약 32%)보다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 상장 기업을 기준으로 삼으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이어 2번째로 적은 수치다. 구주매출로 엑시트 해야 하는 지분을 미리 처분한 덕분에 상장 후 수급 측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만든 셈이다.
여기에 스톤브릿지는 잔여지분 109만주에 대해 보호예수를 체결하며 디에스단석의 공모 성사에 힘을 보태고 있다. 보호예수는 상장 후 일정 기간 보유지분을 팔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투자금 회수를 노리는 FI의 경우 1~3개월을 체결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스톤브릿지는 3~6개월을 약속했다.
특히, 스톤브릿지는 구주매출(42만주) 뒤에도 회수해야 할 지분(109만주)이 많은 상황에서 보호예수 기간을 길게 설정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스톤브릿지가 디에스상장의 기업가치가 상장 후에도 우상향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보고 있다. 스톤브릿지 투자 이후 디에스단석의 기업가치는 2년 만에 약 3배가량 높아진 상태기도 하다.
디에스단석도 탄탄한 사업 기반과 우상향하는 실적을 앞세워 증시상장을 자신한다. 회사는 ▲바이오에너지(바이오연료) ▲배터리 리사이클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총 3개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다. 주력사업인 바이오에너지는 지난 2017년부터 바이오디젤 수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7년 5886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조원을 돌파했다.
IB업계 관계자 "디에스단석과 같이 FI 엑시트 예정 지분이 많은 기업의 경우 공모과정에서 일부 지분을 구주매출로 처리하는 게 상장 후 대규모 유통물량 출회로 인한 주가 충격을 줄일 수 있다"며 "FI가 보호예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장기적인 주가 흐름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공모 과정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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