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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신용강등 도미노…위상 '흔들'
백승룡 기자
2023.06.29 06:05:13
①롯데지주·케미칼 등 6개 계열사 무더기 강등…체질개선 미흡 후폭풍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6일 08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월드타워.(사진=롯데그룹)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회사들이 줄줄이 신용등급 강등에 처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 차례 위기를 겪었던 롯데그룹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금리 인상, 글로벌 수요 위축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재무 부담이 가중되면서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순위에서도 재계 6위로 하락한 롯데그룹은 신용등급 강등까지 몰리면서 위상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 무너진 캐시카우…그룹 내 신용등급 연쇄 하락으로 확산


2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기업평가를 끝으로 국내 신용평가사 3사가 모두 이번 주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단행했다. 이들 신용평가사들은 공통적으로 그룹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AA로 한 단계씩 낮췄다.


추가적으로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캐피탈과 롯데렌탈의 신용등급도 각각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낮췄다. 여기에 더해 한국기업평가는 롯데물산(AA-→A+), 롯데오토리스(A→A-)의 등급까지 조정하면서 무려 롯데그룹 6개 계열사에 대해 무더기 강등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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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이번 광범위한 신용도 하락은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서 시작돼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롯데케미칼은 그룹 내 위상과 중요도가 높은 핵심 계열사로,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락은 롯데그룹의 계열통합 신용도 하락으로 연계되기 때문이다.


계열통합 신용도는 그룹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을 산출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신용평가사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4개 안팎의 주력 계열사 신용등급을 가중평균해 롯데의 계열통합 신용도를 산출한다. 계열통합 신용도가 하락하면 지주회사가 거느린 자회사들에 대한 계열지원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판단돼 해당 자회사들의 신용도까지 하락하는 트리거가 된다.


결국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강등이 지주사 신용도 하락으로, 이는 지주사의 계열지원 가능성이 반영되던 롯데캐피탈·롯데렌탈·롯데물산·롯데오토리스 등 다른 계열사로 도미노처럼 영향이 확산된 셈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이 롯데지주의 핵심 자회사이기 때문에 롯데케미칼의 신용도 하락은 롯데지주의 계열통합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3년 전부터 '크레딧 리스크' 조짐…"체질 개선 이뤄지지 못해 아쉬워"


롯데그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지난 2020년 초부터 흔들리는 조짐을 보였다. 코로나 팬데믹 직격탄을 맞으면서 롯데호텔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유통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변하는 과정에서 롯데쇼핑은 온라인 전환이 늦었던 탓에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던 것이다. 롯데그룹은 2020년 상반기 기준 약 2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코로나 초기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에 빠진 바 있다.


코로나19라는 공통적인 위기 속에서 롯데그룹의 빈약한 체력이 드러난 셈이었다. 당시 김태현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롯데그룹은 코로나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호텔, 유통, 석유화학 등 포트폴리오 믹스상의 약점이 부각됐다"며 "국내 5대 그룹 중에서도 롯데그룹이 실적이나 향후 대응력에서 가장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국면에서 롯데쇼핑과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은 각각 AA에서 AA-로 하향 조정됐지만, 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또 다른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각국의 경기부양 노력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으로 그룹을 뒷받침하면서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금리인상과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두 번째 위기가 찾아오자 롯데그룹은 여지없이 흔들렸다. 이전에 그룹 실적을 방어했던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 업황으로 부진해진 영향이었다.


롯데그룹은 올해 '주요 5대 그룹'에서도 빠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순위에서 지난 2009년 이후 14년 만에 포스코그룹에 밀려 재계 6위로 한 단계 내려앉으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코로나 확산이 한창이던 2020년과 각국 금리인상이 본격화된 2022년 공통적으로 자금조달 방안으로 회사채 대신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는 장기 기업어음(CP)을 고집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시장에 나서면 금리 결정 과정에서 그룹의 크레딧 리스크가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라며 "본질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결국 연쇄적인 신용등급 강등 사태로 이어지는 아쉬움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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